어제(17일) 오후 9시 17분 서울 광진구 아차산역 5번 출구 어린이대공원 후문 인근에서 길을 건너려던 60대 남성이 승용차에 치어 큰 부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는 시청 방면에서 천호대로 방면으로 A씨가 운전하던 구형 그랜저XG 승용차에 B씨가 치이면서 일어났다.

17일(토) 밤 9시쯤 A씨가 시청에서 천호대교 방면으로 운전하던 그랜저XG 차량이 B씨를 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차 안에 탑승한 A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경찰은 1시간 이상 음주측정 등 초동조치를 취하지 않고 미적대는 모습을 보였다.

현장에서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차를 운전하고 가던 중 갑자기 퍽하고 소리가 났다"고 났다고 말했다. A씨가 미처 B씨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운전하는데 왜 못보느냐고 물었고 A씨는 "두잔 밖에 안마셨다"고 했다. A씨는 면허증도 갖고 있지 않았다.

사고 차량은 앞 범퍼가 부서지고 앞 유리가 완전히 부서졌다. 심지어 후방 차유리도 깨져있었다.

그런데 이후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 벌어졌다. 경찰은 음주측정을 하지 않았고 A씨는 차에 탄 채 1시간 이상을 내리지 않고 어디론가 전화통화를 계속했다.

현장에 출동한 광진경찰서 소속 경찰도 A씨를 조사를 위해 경찰서로 연행하지 않은 채 1시간 이상 차에 탄 A씨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그대로 시간을 허비했다.

사고 직후 운전자의 조치나 경찰의 초동출동과 응급조치는 신속하지 않았다. B씨가 길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인근에는 광진교통센터가 있었지만 차에 치인 B씨에겐 골든타임이 그대로 흘러갔다.

이날 교통사고는 인근의 광진교통센터가 가장 먼저 접수했다. 하지만 광진센터는 112 순찰차가 대기하고 있었지만 차량은 출동하지 않은 채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이에 대해 광진교통센터 근무자는 "여성 신고자가 와서 교통사고가 났다고 말해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며 "경찰이 부상자를 조치할 경우 잘못될 수 있어 전문 응급구조자들이 올때까지 기다린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운전자나 시민들 모두 신고정신이 희박했던 순간이었다. 한 여성신고자는 사고를 낸 A씨는 물론 인근의 시민들도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고 있더라며 그래서 내가 길 건너편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 내려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 순찰차가 도착했지만 이해하기 힘든 상황은 계속됐다. 음주측정은 사고가 났을 경우 음주를 했던 하지 않았던 기본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였지만 순찰차가 3대가 도착했지만 음주 측정은 실시하지 않았다.

1시간여를 넘겨서도 경찰의 조치는 완료되지 않았다.

오히려 취재를 위해 사진을 찍던 기자에게 여경을 포함해 경찰 2명은 운전자의 동의를 받았느냐, 왜 경찰에게 허락받지 않고 사진을 찍느냐며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봐주기를 하는 듯한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다.

경찰의 초동 조치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경찰에게 말을 건네지 않은 것이었지만 경찰은 운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데는 신속하고 단호했다.

이에 대해 기자는 "경찰의 응급 초동조치가 끝나면 물어볼 예정이었다"며 "차량번호나 운전자의 얼굴도 모자이크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경찰은 사진을 보여달라며 삭제까지 요구했다.

한편 횡단보도의 위치가 조정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횡단보도가 그어진 위치가 보행자들의 동선과 일치하지 않아 보행자들이 횡단보도선에서 기다렸다가 신호가 바뀐 뒤 건너는 것이 아니라 가로질러 가는 위험한 장면이 수시로 연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