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온난화가 심화되면서 열대식물인 바나나가 대구에서 열린 사실이 알려졌다.
1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에 대구의 한 가정집에서 바나나가 열린 사진이 게시됐다.

해당 사진은 대구의 한 가정집 화단에 열린 바바나 열매의 모습이 담겨 있다.

게시자인 김덕규씨는 '이제 대구에서도 바나나 자연 수확 가능함'이라며 '이젠 솔직히 좀 무섭다. 아열대 커밍순'이라고 설명글을 달았다.

해당 바나나는 4년 전 대구시 효목동의 김씨 집 화단에 옮겨와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나무에는 9~10월 꽃이 피었지만 더이상 열매로 발전하지 않고 겨울이 오면서 죽어 열매를 딴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는 일찍 바나나가 열리면서 수확까지 가능하게 됐다.

김씨는 대구의 여름 기온이 아프리카만큼 뜨겁다는 의미인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가 현실이 됐다고 걱정어린 말을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3월 발표한 '최근 열대과일 수급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온난화가 가속화 되면서 제주도, 남부지방에서 재배되던 아열대 작물들이 200㎞ 이상 북상하고 있다.

전남의 무화과가 경기도 화성까지, 대구 사과가 경기도 포천까지, 청도 복숭아가 파주까지 재배선이 북상했다.

심지어 경주에서는 제주도 한라봉을 생산해 ‘신라봉’으로 상표를 등록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2010년부터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던 콜럼버스가 달콤한 맛에 반해 ‘천사의 열매’라고 극찬했던 파파야를 우리나라 최북단인 안동에서 노지재배에 성공하기도 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올해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열대·아열대 과일 재배면적은 2014년 1345㏊에서 2016년 1406.5㏊로 증가했다.

10년전에는 사과 재배농가가 없었던 강원도. 비무장지대 인근의 양구는 사과 재배지로 부상했다. 철원 지역은 최근 10여년 사이 사과 재면적이 50헥타아르로 늘었다.

충주사과로 유명한 사과산지 충주는 탄금향이라는 명품 감귤이 생산된다.

망고, 키위, 용과, 아보카도, 파파야, 구아바, 바나나 등 재배하는 과일도 다양하다.

2001년 제주에서만 재배했던 망고는 지금 현재 전남, 전북, 경북 등 전국 150여 농가가 재배하고 있다.

패션프루트는 경북 김천, 충북 진천에서도 생산된다. 멜론은 강원도 양구에서도 나온다.

열대·아열대 채소 재배면적도 2014년 60.5㏊에서 2016년 254.5㏊로 3배 급증했다.

2014년만 해도 여주, 오크라, 울금만 통계에 잡혔을 정도로 열대·아열대 채소 재배면적은 미미했다.

그러나 2016년에는 삼채, 공심채, 얌 빈, 채소용 파파야 등을 새롭게 통계에 넣을 정도로 재배면적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01년 제주에서만 재배했던 망고는 지금 현재 전남, 전북, 경북을 비롯해 경기도 파주에서까지 생산되는 전국 150여 농가가 재배하고 있다.

바나나는 1980년대에 제주에서 시작됐다.

제주도를 중심으로 바나나와 파인애플 재배 농가가 급증했으나 1990년대 들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에 따른 수입 자유화로 대부분 농가가 폐원했다.

바나나는 198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재배해 1990년에 재배면적이 440.2㏊, 생산량이 2만1천770t에 달했다. 그러나 2015년 기준으로 재배면적은 1㏊로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다.

이런 아열대 작물의 북상은 다름아닌 지구온난화 현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1911∼2010년) 국내 대도시 평균기온은 1.8도 상승했다. 세계평균 0.75도보다 그 폭이 훨씬 큰 폭이다.

최근 10년(2001∼2010년)에는 0.5도 상승하는 등 기온 상승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100년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현재보다 5.7도 더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