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시장 안병용)가 경전철 파산을 맞은 가운데 주한미군 2사단을 위해 시민혈세 5억 7000만원을 들여 위안 콘서트를 추진해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2002년 6월 미군 2사단의 장갑차에 여중생 효순, 미선양이 숨진 기일을 3일 앞둔 날이다.

의정부시는 효순, 미선양에 대한 위령비나 추모비 설립에는 인색한 가운데 두 여중생을 죽인 미군을 위해 거액의 혈세를 들여 위문 콘서트를 열어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의정부시는 10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의정부 주재 미 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으로 '우정을 넘어선 미래를 위한 약속'(The next movement)이란 주제로 콘서트를 개최했다.
시민단체는 콘서트 개최에 반대해왔다.

이날 콘서트는 출연하기로 한 가수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결국 파행을 겪었다.
콘서트에는 인순이, EXID, 산이, 오마이걸, 크라잉넛, 스윗소로우 등 인기 가수들이 초대가수로 출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비판이 확산되면서 인순이와 크랑잉넛만 나오고 나머지는 나오지 않았다.

인순이와 크라잉넛만 나와 노래는 부르지 않고 "노래를 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 죄송하다"고 말한 뒤 돌아갔다. 5억 7000만원을 들인 거창한 행사는 졸속으로 끝났다.

식전행사를 본행사에 다시 진행하고 미8군 군악대, 의정부시립 무용단·합창단 공연, 태권도 공연, 국악 등 일부 공연만 한 채 20분 정도 일찍 끝나며 졸속으로 끝났다.

미2사단 창설 기념일은 10월 26일이다. 그러나 기념식, 퇴역 미군 관광투어, 한미우호 상징 조형물 제막식 등에 맞춰 콘서트를 무리하게 추진했다

이날 콘서트는 안병용 의정부시장의 친미 사대주의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콘서트 개최에 반대한 시민단체에서는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면서도 촛불항쟁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안 시장은 시민들의 정서를 외면하고 있다. 주한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효순, 미선양의 15주기 추모제가 불과 3일 뒤에 열리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을 위한 대형 호화 콘서트를 개최한 것이다.

안 시장은 효순, 미선양 추모제에는 한푼도 지원하지 않고 추모공원 설립 같은 것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의정부경전철이 3000여억원대의 적자누적으로 파산된 직후 수억원대의 혈세를 일회적이고 전시성 낭비성 콘서트를 개최한 것도 시기적으로 적절했느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