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 촛불의 힘으로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리고 민주정부를 세웠는데 관속에 들어가야할 보안법을 들이대다니 정신나간 공안들 ..."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가 인천지역 시민활동가 4명을 26일 소환해 국가보안법 위반(고무찬양 혐의)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날 서울 종로구 옥인동 보안수사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보안수사대의 공안탄압을 규탄하고 즉각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촛불혁명으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시대를 끝내고 민주정부가 들어선 가운데 보수공안세력의 상징으로 꼽히는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가 인천지역 시민활동가 이모씨 등 4명을 구시대 유물인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26일 소환했다. 시민단체와 인권변호사들이 종로구 옥인동 보안수사대 앞에서 양심수 전원 석방과 공안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보수대의 실적쌓기를 위해 정보원을 동원한 기획, 조작 수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회견문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는 지난 4월 시민활동가 이모씨등 4명에 대해 보수단체 회원이 고발했다며 출석요구서와 문자메시지로 소환을 통보했다.

소환 이유는 2016년 인천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반대 관련 집회와 범민족연합 노수희 의장 출소 환영회 겸 후원 주점에 참석했다는 것을 들었다.

시민인권단체는 기자회견에서 보안수사대의 소환 이유가 석연치 않다며 기획, 조작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환사유가 상식적 차원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보수단체 개인회원이라고 하는데 보수단체 개인회원이 어떻게 이모씨 등 4명의 활동을 파악할수 있고 4명을 선정해 고발할 수 있게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소환된 1명은 맥아더 관련 시위와 후원주점에 참석하지도 않았는데도 소환장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런 사실을 들어 보안수사대 소환이 자신들의 밥벌이와 실적을 올리기 위해 자신들의 정보원을 이용해 시민단체를 내사해 만들어낸 청부 고발사건이며 기획, 조작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모씨 등 4명은 평범하고 선량하게 살아온 시민들로 시대의 양심을 외면하지 않고 이 땅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시민단체, 진보정당, 노동조합 등에서 활동하며 지금도 인천지역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인권단체회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민활동가들을 구시대의 악법인 국가보안법을 끄집어 내어 탄압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배반이자 인권탄압"이라고 비판했다.

회견문은 이어 "5월9일 촛불혁명으로 인권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많은 국민들이 박근혜 최순실 등의 구태를 보면서 구시대의 단절과 적폐청산을 외치는 지금 아직도 구태를 버리지 못하고 공안탄압을 일삼는 보안수사대를 보면서 분노와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들은 "국가보안법은 1948년 12월 1일 대한민국 법률 10호로 만들어졌다"며 "일반적인 법률이 아니라며 법률위의 법, 헌법위의 법이며 이 사회와 국민들을 옥죄는 이데올로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가보안법이 저지른 악행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인권과 민주주의, 평화 통일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그것이라며 유엔만이 아니라 미국 등 주요국가들로부터 폐지권고를 받고 있는 악법"이라고 지적했다.

회견문은 그러면서 "민주정부 10년을 지나며 역사의 무덤에 묻혀 다 죽어가는 것 같던 국가보안법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다시 관속에서 걸어나와 활개를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지난 겨울 천만이 넘게 광화문과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박근혜 퇴진과 민주주의를 외치던 시민들의 목소리를 기억한다"며 "이게 국가다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국민의 목소리며 촛불의 명령"이라며 "그 명령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국가보안법 철폐이며 국정원 등 공안기관 해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 요구한다. 적폐청산의 1순위는 국가보안법 철폐와 국정원 등 공안기관 해체가 되어야 하며 임기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아직도 공안탄압으로 자신들의 실적을 올리고 국민위에 군림하려는 서울시경 보안수사대와 공안세력에 경고한다. 시대착오적인 공안탄압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가보안법은 참여정부 당시 열린우리당이 사학법 개정 등과 함께 총선 공약으로까지 내놓으면서 폐지 필요성이 고조됐다.

당시 국가보안법은 현행 형사소송법으로 대체 가능한 것으로 되면서 개폐 논의가 고조됐다.

하지만 보수야당과 수구세력의 반동적인 막무가내식 저항으로 폐지가 아닌 개정으로 방향이 바뀌었다가 이후 흐지부지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