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은 정상적인 행정이라고는 볼 수 없는 성급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명박 정권 당시 토목.건설 정책을 적극 추진해 토건족을 살찌우는 정책부서라는 오명을 들었던 국토해양부가 새정부에서 대폭적인 수술을 받게 됐다.

환경적 측면을 배제한 채 밀어부치기식 토건 행태를 자행한데 따른 결과가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국토부는 건설부와 교통부가 합쳐지면서 조직이 비대해지며 중앙정부 부처 가운데서도 규모가 가장 큰 곳 중 하나다. 정부 조직을 변경하는 첫 대상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앙정부 부처 적폐청산 1호로 국토부를 찍었다. 적폐청산 대상 인물 1호인 박승춘 전 보훈처장관에 이어 정책부서로는 국토부가 적폐청산 1호가 된 셈이다. 

문 대통령은 22일  이명박 정권이 강행한 4대강 보 상시개방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감사를 지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조직체계도 변경해 물관리 담당부서인 '수자원국'을 국토부에서 떼어내 환경부로 조직을 옮긴다.

이에따라 수자원개발과 관리를 담당 공공기관도 옮겨질 전망이다. 현재 수자원개발과 관리는 국토부 산하 수자원공사가 담당하고 있다. 조직개편에 따라 수자원공사는 환경부 산하로 이관될 게 확실시된다. 

수자원공사에 대한 관리 감독이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옮겨지게 된다.

청와대는 22일 문 대통령의 4대강 사업 정책감사 지시와 함께 후속 조치도 예고했다.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도 강도높은 비판을 담았다. 청와대는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은 정상적인 행정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했다.

성급한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부처간 균형과 견제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그만큼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한편 정부는 이에 대한 정상화 방안의 일환으로 녹조발생 우려가 높은 곳을 중심으로 보 개방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장 6월부터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 가운데 6개를 상시 개방하고 나머지 10개에 대해서도 생태 등 민관 점검단을 꾸려 조사에 나선다.

4대강 사업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에 대한 정책감사를 철저하게 실시하고 그 결과도 백서로 발간한다.

국토부는 대선 이후 대대적인 사정이 실시될 것으로 보고 긴장하면서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려던 터에 올 것이 온 것이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수자원국의 환경부 이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감사원이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의 사업결정과 집행과정에 대한 정책감사에 따른 문책 인사도 불가피해졌다.

4대강 사업 결정에 관련되었거나 주도적으로 권한을 행사한 헌.현직 관리들에 대한 책임 추궁도 뒤따를 전망이다.

퇴직한 관료들은 4대강 사업 건설에 참여한 민간 건설회사로 취업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대강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는 2012년에 국내 10대 건설사를 포함한 120여개 건설업체가 담합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제재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