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만찬에 대한 청와대 감찰 지시에 이영렬 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사의를 밝혔다.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직접 감찰 지시를 내린 지 하루만이다.

이 지검장은 이날 오전 8시23분 쯤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공직에서 물러나겠다"며 "감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안 국장도 19분뒤 "이번 사건에 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현 상황에서 공직 수행이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사의를 표명한다"며 "사의 표명과 무관하게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구속과 불구속 기소한 지 4일만에 서초동 인근 음식점에서 만찬을 가졌다.

만찬에는 특별수사팀장이던 이영렬 지검장과 한웅재 형사8부장(국정농단 수사) 이원석 특수1부장(뇌물혐의) 등 수사팀 7명과 안 국장과 검찰 1,2과장이 참석했고 돈봉투가 오갔다.

안 검찰국장은 수사팀장들에게 70만~100만원씩의 격려금을 지급했고, 이 지검장은 법무부 과장 2명에게 100만원씩의 격려금을 지급했다. 다만 법무부 과장들이 받은 격려금은 다음날 서울중앙지검에 되돌려줬다.

돈의 출처는 특수활동비를 쓴 것으로 알려졌고 안 국장은 장관 특수활동비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횡령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의 사표를 수리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사표 수리로 상황을 봉합하려는 의도로 보고 그냥 넘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검찰 개혁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란 관측이다.

안 국장과 이 지검장은 공무원 신분으로 강도높은 감찰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감찰반을 매머드 규모로 꾸려졌다.
법무부와 검찰이 모두 22명으로 구성된 합동 감찰반을 구성하는 내용의 감찰 계획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합동 감찰반은 법무부 감찰관을 총괄팀장으로 하되 엄정하고 신속한 감찰 실시를 위해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 감찰본부가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다. 총괄팀장은 법무부 감찰관이 맡는다고 18일 청와대가 밝혔다.

전날 문 대통령은 ▲이 지검장과 안 국장 격려금의 출처와 제공 이유 ▲격려금 지출의 적법처리 여부 ▲법무부와 검찰의 특수활동비 사용체계 점검 등을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