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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극 칼럼>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정부가 성공하려면"
2017년 05월 17일 (수) 21:08:38 [조회수 : 2215] 노세극 press1@news-plus.co.kr
   
 노세극 

가장 큰 정치적 이벤트인 대통령 선거는 좀 싱거웠다. 작년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 소추 의결을 할 때나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결정을 내릴 때 보다 5.9 대선은 긴장도 덜하고 짜릿함 같은 것도 별로 없었다. ‘어대문’ (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말이 SNS에서 회자될 정도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따논 당상격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 이른바 ‘대세론’, 다른 후보들이 이 대세론을 넘어서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민주당 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되면서 이미 당선은 예견된 것이었다. 

선거 막판에 홍준표 후보가 치고 올라온다며 대세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들이 있었다. 필자는 단톡 방에 “홍준표는 절대 당선할 수 없다. 잘해야 2등 할 것이다. 문재인 후보가 되는 것은 99% 확률이다”고 쓰기까지 하였다.

대통령 선거에 역대 최다인 15명의 후보가 출마하고 이중 5명의 주요 후보가 선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TV토론을 하며 각축을 하였다. 그러나 TV토론은 실망스러웠다. 수준 이하의 발언들을 접하고 몇 번 보다가 말았다. 애써 보고 싶은 동기유발이 일어나지 않았다. 촛불에는 감동이 있었으나 대선에서는 감동이 없었다. 촛불이 열어놓은 대선이라고 하지만 촛불집회에서 발언한 국민들의 수준을 능가하지 못하였고 그 내용을 온전히 담아내고 있다고도 보기 힘들었다.

어떻든 문재인 후보는 41.1%, 13,423,800 득표로 당선되었다. 24.0%를 얻어 2위를 기록한 홍준표 후보와의 표 차이는 5,570,951표로 직선제로 대통령을 뽑기 시작한 87년 이래 가장 큰 표차로 당선되었다. 이는 문재인 후보가 국정을 펼치기에 역대 어느 정권 보다 여건이 좋음을 말해주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당선 후 준비기간 없이 바로 대통령에 취임하고 업무를 시작하였다. 대통령으로서 그가 보인 모습은 권위적인 데다 소통 부재의 박근혜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이웃 주민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고 셀카를 찍는 등 탈권위적인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인위적이고 연출된 모습의 대통령에 지친 국민들이 오랜만에 사람 냄새 나는 대통령을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 박근혜 정권 4년 아니 이명박 정권까지 합쳐 9년간 겪었던 오만과 불통, 권위와 독선에 신물난 국민들의 체증과 답답함을 일주일 동안 보여준 행보만으로도 막한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며 제일 먼저 한 일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이어서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지시, 첫 외부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하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약속,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노후 화력발전소 일시적 가동 중단을 통한 미세먼지 저감대책 등 국회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 지시사항으로 할 수 있는 조처들을 시행함으로서 개혁 드라이브를 하고 있다. 주로 현장을 다니면서 공약을 실천하듯이 발표를 하고 있어서 더 깊은 인상을 주고 효과는 극대화되고 있는 것 같다. 그 일주일 새 나라가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일주일이 이럴진데 앞으로 남은 5년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인가!

이러한 기대와 달리 우려가 섞인 시선도 있다. 민주노총은 반부패비서관으로 임명된 박형철 변호사의 노조파괴로 악명이 높은 갑을오토텍의 사측 대리인 출신이었다고 주장을 하였다. 이러한 노조파괴 범죄를 비호해 온 인물이 반부패 비서관으로 되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라며 즉각 임명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로서는 당연히 말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친재벌 인사인 홍석현 중앙일보 JTBC 전회장을 미국 특사로 임명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지지와 성원이 압도적으로 높아 이러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는 찻잔의 태풍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더 잘 해나가려면 비록 소수의 목소리라고 하더라도 정당한 비판은 수용해야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 큰 지지를 받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정치인들이 아니라 촛불을 든 국민들이 막장으로 가는 정국을 바꾸어 놓았다. 그러므로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촛불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고 민주당정부는 촛불정부라고 늘상 인식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지난 촛불은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자각을 하는 주체적 시민들이 탄생했음을 알리고 있다. 그들이 한국사회를 떠 받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기본 동력이자 에너지이다. 이 힘을 믿고 즉 촛불민심을 등에 업고 정치를 했을 때 위대한 역사적 업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 사회 어디 한군데 썩지 않은 곳이 없고 개혁해야 할 곳이 널려 있다. 검찰개혁, 언론개혁, 관료개혁, 행정개혁, 교육개혁, 재벌개혁 등등 어디 한 두 가지인가? 총체적인 사회대개혁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개혁의 중추이자 핵심은 정치개혁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정치체제와 시스템이 한국사회의 전진을 가로 막고 있는 가장 큰 적폐인 것이다.

지금 헌법을 개정하자는 여론이 있지만 헌법 이전에 선거법, 정당법, 국회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상론하고 싶다. 정치개혁의 요체는 정치판이 온갖 기회주의자, 출세주의자들이 날뛰는 무대가 아닌 이웃과 사회에 무한 봉사와 헌신을 다짐하는 사람들이 진출하는 곳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가 바뀌면 사회도 따라서 바뀌게 될 것이다. 정치개혁에 성공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역사에 길이 남을 대통령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1년 안에 남북 정상회담을 하여야 한다. 지난 이명박근혜 9년 동안 가장 큰 문제가 남북관계를 파탄시키고 이를 국내 정치에 악용했다는 점이다. 6.15, 10.4 선언을 복원해야 하며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가동을 재개해야 한다. 1년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군사적 대립과 긴장을 완화하고 교류를 활성화시키며 평화공존을 정착시켜야 한다. 그래야 나머지 임기 4년 동안 제도적으로 안착되어 설사 정권교체가 되더라도 더 이상 역진적인 사태가 오지 않게 될 것이다. 막판에 정상회담을 해서 빛을 보지 못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전철을 밟지 말고 임기 초반에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초석을 확실하게 놓는 대통령과 정부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한국사회에는 혁명과도 같은 대수술이 필요하고 촛불 시민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고 해서 문재인 정부를 혁명정부로 보지는 않는다. 아니 그렇게 될 수도 없다. 과거 우리의 민주화 과정을 돌이켜 보면 전두환 정권에서 노태우 정권으로 이어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면서 점진적으로 단계적으로 발전해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이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면서 퇴행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 다시 점진적인 민주화 과정의 흐름이 복원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다.

5년의 임기는 그리 길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도 말했듯이 권력의지 보다 더 중요한게 역사의지라고 하였다. 단지 1987년 6월 항쟁 이후의 역사를 넘어서 1945년 해방후의 역사, 아니 1894년 갑오농민전쟁 이후의 근현대사를 성찰하면서 질곡을 역사를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나아갈 때 정치적 성취도 이루어지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안산 416연대 상임대표/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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