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공정거래위원장에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내정했다. 또 국가보훈처장에 피우진(여)을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경제개혁연대를 이끌며 재벌 정책에 비판해왔다. 김 교수는 그동안 '재벌 저격수'로 불려왔다.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김 교수는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 경제개혁센터 소장 등을 역임하는 등 재벌 개혁을 위한 활동을 펼쳐왔다는 점에서 적임자로 꼽힌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김 내정자의 임명은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경제 민주화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공정위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재벌의 범죄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을 세우겠다"며 대기업에 대한 감시 수위를 더 높이고 공정위의 조사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는 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대기업에 대한 조사·감시 권한이 크게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검찰로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문 후보는 공정위 내 특정 대기업의 불공정거래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과거 '조사국'과 같은 조직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신설된 공정위 조사국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지만, 기업들의 반발로 2005년 폐지됐다.

증거를 고의로 없애고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등 공정위의 조사 활동을 방해하는기업에 대한 처벌도 더 강화된다.

조사국 부활, 조사 활동 방해 처벌 강화 등은 경찰·검찰과 같은 강제수사권이 없는 공정위 조사 권한을 대폭 강화해 힘을 실어주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국가보훈처장에 내정된 피우진 육군 예비역 중령은 1979년 소위로 임관, 특전사 중대장, 육군 205 항공대대 헬기조종사 등 남성 군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길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유리 천장을 뚫은 입지전적 인물이다.

특히 2006년 유방암 수술 후 부당한 전역조치에 맞서 싸워 다시 군에 복귀함으로써 온 여성들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피 내정자는 2008년 진보정당 예비후보로 총선에 출마한 정치경력이 있다. 현재는 노동당 소속으로 진보적 성향으로 꼽힌다.

이런 점에서 피 내정의 발탁은 탕평과 여성 천정을 깨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문 대통령은 온 몸으로 나라사랑의 의미를 보여준 신임 보훈처장의 임명으로 국가 보훈처가 국민과 함께하는 보훈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