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7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광주 국립민주묘역에서 개최된다.

이번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개최된다.

광주민주화운동을 총칼로 짓밟았던 전두환 쿠데타 세력과 뿌리가 같은 이명박 박근혜 보수 정권 10년 동안 의미를 퇴색시켜 억지 춘향격으로 치러진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기념식은 광주민주화운동 관련단체 뿐 아니라 광주시민들에게 큰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촛불항쟁이 이뤄낸 민주정부 아래서 치러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기념식을 통해 불의에 항거한 5·18 민주영령의 정신을 계승하고 '정의가 승리하는 대한민국' 건설 의지를 천명할 방침이다.

행사주관부처인 국가보훈처는 17일 "올해 5·18 기념식은 내일 오전 10시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거행된다"며 "1만명 이상 참석하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5·18 기념식 참석자는 3000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기념식은 규모가 3배 이상으로 커진 것이다.

보훈처는 이번 기념식에 5·18 단체뿐 아니라 4·19 혁명을 비롯한 민주화운동 단체를 대거 초청해 대한민국의 민주화 역사를 기념하는 장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명박 정부때 임명된 수구성향의 박승춘 보훈처 장관 시절엔 생각할 수도 없었던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업무지시 2호로 올해 5·18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도록 지시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9년 만에 제창 방식으로 부르게 된다.

5·18이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부터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까지 5·18 기념식에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모든 참석자들이 제창했지만, 일부 보수 진영이 반발한다는 이유로 보훈처는 2009년부터 합창 방식으로 변경됐다.

합창은 무대에선 합창단이 부르면 원하는 참석자들만 따라 부르는 방식이다.

이후 해마다 5·18 기념식에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지만 보훈처는 합창 방식을 고수했다.

국회에서 새누리당까지 함께 하면서 제창을 권고 결의했지만 박승춘 당시 보훈처장관은 이를 거부했다.

박승춘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먼저 경질한 1호 인사였다. 적폐 청산 1호 였던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이번에 제창 방식을 복원함으로써 논란은 일단 종지부를 찍게 됐다.

문 대통령은 노래를 작곡한 김종률씨와 함께 제창할 계획이어서 그 의미가 더할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5·18 기념식에는 참석했지만, '님을 위한 행진곡'이 합창될 때 벙어리처럼 입을 닫아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2014∼2016년에는 기념식에는 행사에 불참한 채 총리를 대리 참석시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재임 기간 5·18 기념식에 참석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올해 5·18 기념식은 작년에는 없었던 기념공연도 추가됐다. 약 10분 동안 3막으로 진행되는 기념공연은 5·18 희생자 유족의 편지 낭독으로 시작돼 의미를 더한다.

광주시립합창단과 가수 전인권, 권진원 씨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전씨는 지난 대선에서 안출수 국민의당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광주민주화운동단체는 "이번 5·18 기념식은 대한민국의 역사가 정의와 민주주의의 승리의 역사라는 공감대를 토대로 국민통합으로 나아가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전 씨는 이번 기념식 무대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과 지난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한 촛불집회에서 울려 퍼졌던 '상록수'를 부를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무대에 올라 전인권 씨, '님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인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등과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