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 경주에서 사적 16호 월성 성벽 아래에서 제물로 묻은 것으로 추정되는 인골이 출토됐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주 월성에서 2015년 3월부터 진행된 정밀 발굴조사를 통해 5세기에 쌓은 것으로 보이는 서쪽 성벽의 기초층에서 인골 2구를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인골 1구는 하늘을 향해 똑바로 누워 있었고 다른 1구는 이 인골을 바라보게 한쪽 팔이 약간 돌려져 있었다. 인골의 얼굴 주변에서는 나무껍질이 부분적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연구소는 "두 인골은 결박이나 저항의 흔적이 없고 곧게 누운 점으로 미뤄 사망한 뒤에 묻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성벽 유적에서 인골이 출토된 것은 국내 최초로, 제방을 쌓거나 건물을 지을 때 사람을 주춧돌 아래에 매장하면 무너지지 않는다는 인주(人柱) 설화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에서는 상나라(商, 기원전 1600년∼기원전 1000년쯤)때 성벽을 쌓는 과정에서 사람을 제물로 쓰는 풍속이 성행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사' 충혜왕 4년(1343년) "이 민가의 어린아이를 잡아다가 새로 짓는 궁궐의 주춧돌 아래에 묻는다"는 유언비어가 돌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