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분기에 영업이익 9조8984억원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2013년 3분기(10조1600억원) 이후 최고치다. 1분기만 놓고 보면 최대실적이다.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가격 강세와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가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률도 1년 전 같은 기간 13.4%에서 19.6%로 사상 최고수준에 이르며 수익성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27일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 중 매출 50조 5475억원, 영업이익 9조898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5.2%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1.54%로 소폭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직전분기 대비 7.4%, 전년동기대비 48.3% 급등했다. 

반도체가 실적 선도 역할 = 메모리반도체가 호황기를 맞아 전통적 비수기에도 전체적인 실적 호조를 이끈 견인차 역할을 하며 분기 실적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종전 1분기 실적 최대는 2013년 8조 7800억원이었다.

반도체사업부문은 매출 15조 6600억원, 영업이익은 6조 3100억원을 나타냈다. 반도체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0년대와 2000년대 호실적 이후 한물 갔다고 여겨졌던 반도체가 화려한 부활이다.

종전 반도체 영업이익 최대기록은 지난해 4분기의 4조9500억원이다.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날 만큼 가격강세를 보이며 초호황기를 맞고 있다. 비수기임에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전분기대비 10% 중후반대로 상승하면서 영업이익도 크게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고용량 엔터프라이즈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와 데이터센터 D램 등 프리미엄 제품과 시스템 LSI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판매 확대와 응용처 다변화시킨 마케팅이 효과를 발휘했다.

디스플레이사업 부문도 중국 등 스마트폰 판매가 확대되면서 수요가 늘면서 호조를 보였다.

공급부족인 LCD(액정표시장치)와 중국 스마트폰 수요 증가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호조가 이어졌다. 

대형디스플레이 패널을 중심으로 가격이 초강세를 보이면서 디스플레이가 지난해 3분기(1조200억원)부터 3분기 연속 1조원 초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의 1분기 매출은 7조2900억원,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플렉서블 OLED의 판매 증가와 UHD와 대형 중심의 고부가 LCD 제품 비중 증가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IT와 모바일 사업부문은 매출 23조5000억원, 영업이익 2조700억원을 시현했다. 배터리 발화로 시작된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가 차기작인 '갤럭시S8' 출시마저 4월로 미뤄지면서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갤럭시S7 조기 출시 효과로 영업이익 지난해 1분기 3조 89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이보다 47%나 감소하며 반토막났다.

갤럭시S8의 출시를 앞두고 개발·마케팅비 등의 비용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무선 사업은 갤럭시 A 신모델 출시와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전분기 대비 스마트폰 판매량은 소폭 늘었지만 갤럭시 S7과 S7 엣지 판매가격을 인하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설명했다.

CE(소비자가전) 부문은 매출 10조3400억원, 영업이익 3800억원으로 부진했다.

TV의 경우, 퀀텀닷 TV와 커브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늘었으나, 패널 가격 상승과 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셰프컬렉션 냉장고와 애드워시 세탁기 등 주요 제품 판매 호조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으나, 북미 B2B 시장 투자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3월 인수완료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의 실적도 이번 실적에 처음 반영됐다. 

다만 반영 규모는 크지 않았고 2분기 실적부터는 하만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별도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날 실적발표에서 삼성전자는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통상 실적 발표와 함께 투자계획을 발표해왔다.

다만 전년대비 투자를 늘리겠다는 정도만 내놨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시설투자로 9조8000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가운데 반도체 5조원, 디스플레이 4조2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올해 시설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V낸드와 시스템LSI,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대비 투자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권 강화를 위해 고려됐던 지주회사 전환은 외부 컨설팅 결과 지주회사 전환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