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선제공격 가능성 등 4월 위기설을 증폭시켰던 미 항공모함 칼빈슨 호의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회항 발표가 사실과 달리 회항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압박 발언이 실제보다 과장되고 긴박하게 발표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 유력언론은 조선의 핵과 미사일 시험에 맞서 지난 주 한반도 해역을 향한 것으로 알려진 칼빈슨호 항모 전단이 당초 국방부 발표와 달리 지난 주말까지 인도네시아 해역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또 한반도 해역에는 다음 주에나 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칼빈슨 항모 전단의 한반도 해역 재전개 소식은 지난 8일 미 태평양사령부 해리 해리스 사령관이 처음 발표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싱가포르에서 북쪽으로 이동해 서태평양으로 진입하도록 명령했다며 이 지역의 ‘제1위협’에 직접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의 대북 선전포고로 해석됐다.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고강도 대북 압박에 선제타격 가능성도 거론됐다.

CNN은 한국에 특파원을 급파하면서 급박한 상황을 생중계했고 폭스뉴스는 북한을 향해 항해 중이라고 전했다.

당초 칼빈스호는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한반도 해상에서 훈련을 마치고 남중국해 인근으로 떠나 싱가포르에 입항했다. 이후 호주로 이동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사흘 뒤인 11일 한반도 재진입을 재확인했고, 일본 교도통신은 미국이 일본정부에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을 통보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시리아 공격은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 중 나온 시리아 공격 명령에 미 해군은 토마호크 59발을 발사해 시리아 공군기지를 폭격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함대를 보낼 것이다. 매우 강력한 함대"라고 밝히면서 대북 압박을 강화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가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미 해군 자료는 급박하게 전개되던 것과는 거리가 있다.

칼빈슨 항모전단 항로는 한반도 해역을 향한 북쪽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칼빈슨호는 8일 싱가포르를 출발했지만 15일에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자바 섬 사이의 순다해협을 통과했다. 

디펜스뉴스도 칼빈슨호는 인도양에서 예정된 호주 군과의 정기훈련을 위해 실제로는 한반도와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는 18일 AFP통신에 칼빈슨호가 이날 호주 북서쪽 해상에 있다면서 “앞으로 24시간 안에 동해를 향해 북쪽으로 항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칼빈슨의 한반도 해역 재전개가 발표와 달리 진행되지 않았음을 인정한 것이다.

미 국방부는 또 "거리를 따져볼 때, 칼빈슨호가 빨라야 다음 주에 동해에 도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중의소리도 19일 일본 해군정보사이트를 인용해 칼빈슨호가 인도양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해군정보사이트에 따르면 칼빈슨호는 15일 선다해협(Sunda Strait)을 통과해 16일부터 18일까지 인도양을 항해 중인 것으로 기록돼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모든 정보를 종합할 때,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향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많은 매체들이 추측한 것만큼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결과를 볼 때 언론은 미 국방부의 발표에 의존해 실제보다 과장된 긴박감을 전했다.

국내 언론들은 칼빈슨호가 한반도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던 시간에 외신 받아쓰기에 급급해하며 가짜 외신을 시시각각 전달했던 셈이다.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주요 대선주자들은 지난 13일 TV토론에 참석해 대북 선제타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와관련 트럼프 행정부의 고도로 계산된 전략이었는 지 논란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긴장고조를 통해 미국 방산무기 판매에 이용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전국대학민주동문회 이창희 사무총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 방산 무기 판매를 위한 안보장사를 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16일 국방부가 실패한 것으로 판단한 미사일은 미국의 항공모함 공격전용 미사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이 발사한 대함 미사일은 항공모함을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