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무마 로비 대가로 거액을 받은 국세청 전직 국장이 검찰에 구속됐다. 구속된 인물은 인사청탁 그림로비 관련으로 기소됐던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함께 근무하며 세무조사 대상자를 연결해줬다는 사실이 폭로됐던 인물이어서 한 전 청장 관련 수사가 다시 활기를 띨지도 관심이다.

국내 최대 편입학원인 김영편입학원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최윤수)는 15일 이 학원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3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서울지방국세청 국장 출신인 모 세무법인 대표 이모(63)씨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숙연 판사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범죄혐의가 소명됐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장을 지내다 퇴임한 2006년 6월 무렵 김영택(60) 김영학원 회장으로부터 "국세청 고위층에 잘 말해 세무조사 때 잘 봐달라"는 부탁을 받고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회장이 회사에서 빼돌린 돈 중 일부가 이씨에게 흘러 들어간 사실을 확인하고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지난 14일 이씨를 체포했다.

이씨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국세청 조사국장에서 서울국세청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한 달 전인 2006년 2월, 지방 국세청 과장에서 서울국세청 국장으로 3단계 이상 초고속 승진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앞서 한 전 청장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폭로했던 안원구(수감) 전 국세청 국장은 "한 전 청장이 서울국세청 국장 시절 A호텔에 대한 세무조사가 있었는데, 당시 과장이었던 이씨가 이 호텔 관계자와 한 전 청장을 연결해준 뒤 별다른 추징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씨가 개입된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4월 한 전 청장 기소 당시 "소문만으로 수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가 이날 구속됨에 따라 또다시 한 전 청장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