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에서 왕수석으로 불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검찰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중앙지검장)는 9일 우병우(50·연수원 19기) 전 수석에 대해 직무남용과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수본은 우 전 수석을 지난 6일 소환해 7일 오전까지 약 17시간(조서 확인 시간 포함)에 걸쳐 강도높게 조사했다. 특수본은 우 전 수석을 돌려보낸 뒤 피의자 신문 조서와 그간 수사 내용 등을 법리검토한 결과 구속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우 전 수석 구속영장은 두번째 청구다. 지난 2월 박영수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범죄 사실의 소명 정도나 그 법률적 평가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박영수 특검이 다시 영장을 청구하면 100% 구속될 것이라고 밝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압박했다..

우병우 전 수석의 구속 여부 결정은 이번 주 중반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앞서 특검이 구속영장 청구 이유로 든 8개 항 11개 피의사실 외에 스포츠클럽 감찰 계획 시도 등 검찰 독자적으로 수사한 내용도 영장에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 씨 국정농단을 묵인,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국정조사특위에 출석해 우 전 수석의 장모가 최순실씨와 골프를 쳤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지만 끝까지 모른다고 부인했었다.

검찰은 문화체육부 감찰과 고위 간부 인사 개입 등 부당한 인사에 개입(직권남용)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최 씨가 사실상 지배하는 미르·K스포츠 재단의 비위 의혹을 은폐하고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대책회의를 주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최 씨가 사익을 챙기려 한 'K스포츠클럽' 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5월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이 대한체육회 감찰을 검토한 것이 최 씨 이권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구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직권남용 범주에 포함했다. 

우 전 수석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검찰의 해양경찰 수사 때 외압을 행사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변찬우 변호사(당시 광주지검장)와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검사(당시 광주지검 형사2부장) 등 수사 지휘·책임자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우 전 수석은 광주지검이 해경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자 광주지검에 전화를 걸어 외압을 가한 의심을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은 민간인을 불법 사찰하거나 세평을 수집한 의혹, 청와대 지시나 요구에 응하지 않은 문화체육관광부 등 공무원의 부당한 인사 조처를 요구했다는 의혹, 국회에서 위증한 의혹 등도 받고 있다.

또 가족회사인 정강의 회삿돈 유용과 아들 의경 보직 특혜 의심도 받고 있다.

이밖에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내사에 간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이 지난해 우 전 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 동시 수사 당시 우 전 수석의 정강 회사 등에 압수수색이 부실했고 황제 조사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