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문자 폭탄 양념 발언 파문 이후 박영선 의원이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속살이 드러났다며 반박하면서 문 후보의 비문계 끌어안기에 비상이 걸렸다.

전날 동작동 현충원에서 전직 대통령 묘역 중 친일파 이승만과 독재자 박정희 묘역까지 참배하며 보수층까지 포용하는 통합을 강조하고 의원총회에서는 박영선 의원에 대해 사과하며 비문계 끌어안기에 나섰다.

하지만 5일 또다른 비문계인 이언주 의원이 탈당 계획을 밝히고 6일 탈당하기로 했다. 일부에선 탈당 신호탄으로 읽는 시각도 있다.

치열한 경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뒤 당내 포용과 안희정 이재명 지지층 끌어안기가 본선 승리의 관건이다.

민주당은 추가 탈당을 막는 것이 눈앞의 숙제로 떠올랐다.

비문 핵심인물 중 한 명인 박영선 의원은 문 후보의 '양념' 발언에 거세게 항의한 이후 비문계 의원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5일 오전 비문계 의원들은 조찬회동을 하고 여러 안건에 대한 논의를 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문 후보는 4일 의원총회에서 모든 의원이 선대위에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권이 아니라 더민주당 정권이라며 이재명 안희정 캠프와 화합도 강조했다.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끌어안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당 외곽에서는 비문계와 결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겨레 전 편집국장 출신인 광명지역 조상기 당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언주 의원의 탈당은 민주당에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도대체 본선을 치르자는 얘기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이언주 의원은 6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달당을 선언하고 국민의당으로 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언주 의원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가 한국 정치의 새 페이지를 여는데 함께 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안 후보와 이 의원은 4일 저녁 직접 통화를 하고 서로의 생각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 인사들의 탈당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3.8), 최명길(3.29) 의원에 이어 세번째다.

최명길 의원의 탈당 때도 한차례 소란이 있었지만 추가 탈당으로 이어지지는 않으면서 당은 진정을 찾았다.

하지만 대선 후보가 확정되고 대선이 34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추가 탈당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문 후보는 5일 일정을 잡지 않고 양산 자택에서 정국 구상을 하면서 안희정 이재명 측 인사 등을 끌어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문계 의원들의 추가 탈당을 막을 방법에 대해서도 극력지지층과 당내 비문계의원 사이에서 현실적인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어떤 방안을 마련할 지 주목된다.

당 안팎에서는 추가 탈당 가능성에 대해 10여명 정도가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종걸·노웅래 의원 등 '경제민주화와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의원 모임' 소속인 비문계 일부는 이날 오전 여의도 모처에서 문 후보와의 관계설정,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종인 전 대표 지원 여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추가 탈당 여부는 문 후보 측이 계파를 초월한 통합 선대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답이 나올 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선대위 구성은 친문 비문간 노정된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이기도 해 진통도 예상된다.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에서 전략기획실장을 맡았던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저녁부터 갑자기 후원금 1004원 들어오길래 이건 또 뭔가 의심했는데 안 지사 멘토단에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오랜 피해 의식은 오해를 낳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친문 극렬지지층의 행태가 의원들에게 어떻게 각인됐는 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박 의원은 또 "아내가 무슨 생각이었을까? 저녁 밥상에 '양념갈비'를 내놨다"고도 쓰기도 했다.

추가 탈당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캠프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탈당할 경우 경선 결과에 불복한다고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당장 탈당하기보다는 차기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012년 용광로 선대위 구성을 지향했던 문재인 후보가 통합선대위 구성을 위해 어떤 묘책을 내놓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