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창간 91주년 특집 여론 조사결과 호남과 TK(대구경북)에서의 ‘몰표 현상’이 사라졌고  ‘세대 변수’에서도 40대가 아닌 50대가 세대 간 균형추로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28, 29일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야권의 심장’인 호남은 역대 대선에서 '될 사람을 밀어주자'던 몰표 현상이 사라졌다.

호남 지역 표심은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에게 고른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5자 대결 시 문 전 대표는 호남에서 44.1%의 지지를, 안 전 대표는 37.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에게 90% 넘는 지지를 보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호남에 남아 있는 반문(반문재인) 정서와 호남 다수당인 국민의당의 존재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는 호남 몰표 현상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양자 대결의 경우 문 전 대표가 20대(58.9%), 30대(57.1%), 40대(51.2%)에서 강세를 보이는 반면 안 전 대표는 50대(51.7%), 60대 이상(57.7%) 등 장년층 지지가 높아 세대 간 분화도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 TK 표심 보수에 몰표 없다, PK 안철수 46.5% 문재인 34% 역전

'보수의 텃밭'인 TK 표심은 길 잃은 모습이다. 바른정당 대선 후보인 유승민 의원은 5자 구도에서도 안 전 대표(25.2%)와 홍준표 경남도지사(22.4%), 문 전 대표(15.8%) 등에게 밀려 8.9%에 그쳤다.

유 의원을 제외한 4자 대결 시에는 TK 지역에서 '지지 후보가 없다'는 유권자(22.4%)가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야권 후보의 강세에 TK 민심이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상대적으로 TK에선 강세를 보이며 안 지사는 안 전 대표와 양자 대결을 벌일 경우 41.9% 대 35.6%로 앞섰다.

문 전 대표는 TK에서 안 전 대표와 양자 대결을 벌일 경우 21.9%로 안 전 대표(51.0%)에게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PK(부산울산경남)에선 양자 대결 시 안 전 대표(46.5%)가 문 전 대표(34%)를 누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3, 4일 조사에선 문 전 대표(39.0%)가 안 전 대표(27.9%)를 앞섰지만 역전된 것이다.

호남과 TK, PK가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도권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 세대 균형추 50대로 이동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5자 대결에서 홍 지사(34.2%), 안 전 대표(26.5%), 유 의원(9.3%), 문 전 대표(8.5%) 순으로 지지를 보냈다. 역대 대선에서 보수정당 후보에게 몰표를 주었던 것이 많이 희석됐다.

중도 성향 유권자들 역시 문 전 대표(37.7%)와 안 전 대표(31.0%)에게 고른 지지를 보냈다. 반면 진보 성향 유권자들은 문 전 대표(64.8%)에게 과반의 지지를 보냈다.

세대별 조사에서는 전국적으로 20, 30, 40대는 문 전 대표가 50% 안팎의 지지를 받아 확연하게 앞섰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문 전 대표보다 높았고, 홍 지사를 지지하는 유권자도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