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2층 화물칸 외벽 일부가 철제 구조물이 아닌 천막으로 돼 있어 배가 급격하게 침몰했다는 양심 고백을 담은 편지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광주기독교연합(NCC) 장헌권 대표는 세월호 침몰 당일 조타수였던 고(故) 오용석(사망당시 60세) 씨가 지난 2014년 11월 옥중에서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오씨는 수난구호법(조난선박 구조)과 유기치사상 혐의로 기소돼 2015년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으나 수감 중 폐암 진단을 받고 가석방 됐지만 지난해 사망했다.

오씨는 편지에서 "세월호 2층 화물칸(C데크) 하층부 일부 벽이 (설계도와 달리) 철제가 아닌 천막으로 돼 있어 배가 급격하게 침몰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국내 최대 유람선 세월호가 침몰하던 당일 조타수였던 고 오용석씨가 장헌권 목사에게 편지를 보내 세월호 2층 화물칸 데크가 철판이 아닌 천막용 텐트로 만들어졌다고 양심고백하며 보낸 편지를 장헌권 목사가 공개했다.

오씨는 특히 "물이 어디로 유입됐는지 상세히 조사할 부분이 있을 것 같아 뒤에 그림으로 보낸다"며 세월호 C데크의 문제 부위를 직접 그려 장 목사에게 보냈다.

오씨는 “(문제의)부분이 천막으로 돼 있고 어느 정도 기울었을 때 상당한 물이 유입됐을 것으로 보인다. 도면상에 뚫어져 있는지 모형을 제시했으니 검찰이 알고 있겠지요. 제가 알고 있는 데까지 기록했다”고 편지에 적었다.

당시 검찰은 세월호가 바닷 속에 가라앉은 상태여서 오씨의 주장을 확인 못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헌권 목사는 전화통화에서 "데크 벽은 설계도상 철제로 막혀 있어야 했다"며 "3년 전 판사도 배를 올려야 정밀검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를 인양했으니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세월호가 인양된 지금이라도 선원·선사 직원 등 관계자들이 양심선언을 했으면 좋겠다"고 추가적인 양심 고백이 나오기를 희망했다.

앞서 장 목사는 2014년 10월 세월호 선원 15명에게 진실규명을 위해 양심고백을 해달라는 편지를 보냈고 당시 오씨와 조기장 전영준 씨가 답장을 보냈다.

그러나 세월호가 오랫동안 바닷 속에 잠겨 있어 실내 구조가 무너지거나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변형된 상태로 됐을 가능성도 있어 오씨의 양심 고백이 진실 규명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