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규모인 고리원전 4호기(가압경수로형 95만㎾급) 원자로 건물에서 냉각재가 증가하는 이상 현상이 발생해 운영사가 원자로를 수동정지시키는 상황이 발생했다.

국내 원자력운영업체인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28일 오전 5시 11분께 고리원전 4호기의 원자로를 수동으로 정지했다고 밝혔다.

고리원자력본부에 따르면 고리 4호기의 원자로 건물 내부 바닥 수집조 수위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해 이날 0시 20분께부터 출력을 감소했다. 

한수원 측은 4호기 정지에 따른 외부로의 방사선 영향은 없고 원자로는 안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고리원자력본부는 원자로 냉각재 누설로 인해 원자로 건물 내부 수집조 수위가 올라간 것으로 추정하고 원전을 안전하게 정지한 후 원인을 점검할 예정이다.

원전 가동을 수동으로 정지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경우다.

원자력안전위는 최근 고리 3호기 격납건물 내벽에 설치된 두께 6㎜ 규모 철판 6천64곳을 점검해 두께가 감소한 127곳을 발견했다. 반핵 시민단체는 최근 격납건물 철판 부식이 발생한 고리 3호기와 같은 방법으로 시공된 4호기의 가동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세계 최대 규모인 부산 고리 핵발전소서 4호기가 수동 정지. 안전에 필수적인 냉각수가 새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며 "철저한 조사와 투명한 결과 공개가 있어야 한다. 안전한 핵발전소는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 수명 30년 이상 7곳, 30년 1~2년 남은 곳 2곳 = 수명 30년이 되지 않은 원자력발전소들이 이 정도인데 수명 30년이 넘은 곳은 어떨 지 더욱 위험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원전 전문가들은 가동 중인 원전을 수동으로 정지시키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라며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은 원전 가동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국내 원전은 수명 30년에 이르는 곳이 10곳 중 3곳에 이른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국내 원자력발전소는 총 25기(고리 4, 신고리 3, 월성 4, 신월성 2, 영광한빛 6, 울진한울 6)로 이 중 설계 수명 30년을 넘겼거나 수명 30년을 다 채운 곳은 고리 1호기를 포함해 7곳이다. 또 30년을 1~2년 남겨둔 곳도 2곳이다.

특히 설계수명 30년이 다한 고리원전 1호기는 2008년 수명을 10년 연장해 올해 40년이나 채웠다.

시민들은 "언제까지 쉬쉬하며 숨길건가, 매년 방사능유출사고도 여러 번임에도 알려지면 외부로 알려지면 으례 방사능유출 피해는 없단다, 그럼 왜 매번 여러명 죽고 다치고 했는데?"라고 반문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