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문재인 전대표가 홍석현 중앙일보회장이 만든 남북관계 정책을 90% 갖고 갔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18일 발매된 중앙선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 회장은 지난 2011년 1월 학자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상황에서 새정부에서는 진전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진보와 보수 진영 최고의 학자들로 한반도포럼을 결성해 통일정책에 관한 정책메뉴판을 만들었다"며 "박근혜 후보는 우리가 만든 것의 70%, 문재인 후보는 거의 90%를 가지고 갔다"고 소개했다.

2012년 대선에 나선 박근혜 후보와 문 후보가 홍 회장의 남북통일정책을 거의 그대로 베꼈다(?)는 것이다.

홍 회장은 통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원불교의 대산 종법사의 권고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종법사님이 나를 굉장히 사랑하셨는데, 이분이 늘 나한테 ‘너는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통일에 대해 좀 깊이 연구를 하고 역할을 하라’고 했다"며 "그때는 별로 와 닿지 않았지만 하도 얘기를 하시니까 책 좀 들여다봤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그러면서 "직접적으로 통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94년 국회에서 있었던 이부영 조문 파동이다. 94년은 내가 운명적으로 중앙일보에 오게 된 해인데, 그해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자 이부영 당시 민주당 의원이 북에 조문단을 보내야 한다고 해 국회에서 난리가 났다. 조문 파동을 겪으면서 우리 논설위원실과 토론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을 지나면서 95년 초 (중앙일보의 논조가) 포용정책으로 바뀐 거다. 이후 예산 1%를 대북지원에 쓰자는 어젠다를 제시하고 방북 취재단을 보내는 활동을 하면서 통일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다. 그 다음부터는 우리 신문이 정치적으로 가장 중립적인 신문이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고 4시간 반 동안 나와 대담을 했다. 그러다가 (주미)대사까지 가게 됐다. 이것 역시 운명적으로 다가온 사건이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