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 오바마에 대해 반격하고 나섰다. 

민주당 측으로부터 러시아 내통 의혹에 대해 집중 공격을 받자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자신에 대해 대선 직전 도청을 시도했다며 역공에 나서면서 전.현직 대통령이 정면충돌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트럼프의 러시아 스캔들 한쪽 당사자인 러시아로서도 향후 추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당선 이후 줄곧 내통 의혹을 받으며 정치적 부담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꺼낸 카드는 역공이다.

트럼프는 지난 4일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기 직전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타워를 도청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오바마 전 행정부의 도청 의혹을 의회 차원에서 공식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트럼프는 4일 트위터를 통해 '끔찍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 직전 트럼프타워에 전화를 도청했다는 사실을 방금 알았다. 이것은 매카시즘!'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어 "매우 신성한 선거 과정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내 전화를 도청하다니 정말 저급하다.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5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행위(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를 규명하기 위한 미 의회조사 작업의 일부로서, 실제로 2016년에 행정부의 수사 권한이 남용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의회 정보위에서 감독 권한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도 이를 받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의혹에 대해 조사하겠다며 트럼프를 거들고 나섰다. 

공화당 소속 데빈 누네스(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은 성명에서 "하원 정보위 조사의 포인트 중 하나는 지난해 대선 기간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취한 행동(해킹)에 대한 미 정부의 대응도 포함돼 있다"며 "하원 정보위는 지난해 대선 기간 미 정부가 어떤 정당의 선거 캠페인 관리 또는 측근 대리인들에 감시 활동을 했는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뉴스는 도청 의혹을 처음 제기한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 마크 레빈을 인용해 "오바마 정부가 감시활동을 했다는 증거는 강력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전 대통령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하며 일축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측의 케빈 루이스 대변인은 4일 "오바마 행정부의 어떤 관리도 법무부의 수사에 관여하거나 트럼프 대통령과 어떤 미국인을 사찰할 것을 명령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오바마 전 정부의 국가정보국장(DNI)을 지낸 제임스 클래퍼도 NBC방송 인터뷰에서 "대선 때 그 어떠한 도청 행위도 이뤄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