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공민 김철(여권명, 김정남 추정) 사망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됐다가 3일 석방된 리정철(46)이 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리정철이 석방되면서 김철 사망 사건의 진실은 말레이 당국의 발표와 달리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본지가 지적한대로 국면전환용이거나 심장마비 자연사 가능성이 더욱 커지면서 암살을 뒷바침할 단서나 증거는 더욱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리정철은 말레이시아 경찰이 "북한의 존엄을 훼손하기 위한 모략'이라며 조작된 증거로 자백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라정철은 "살해를 자백하라고 강요했다"면서 "경찰이 휴대전화 통화 이력과 독약을 싼 종이, 자신의 가족 사진까지 제시하며 자신을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말레이 경찰이 모두 자백하면 말레이시아에서 잘 살 수 있다고 부추겼다며 "천만에, 말레이시아 땅에 아무리 잘 산다 할지라도 내 조국만 못하다"면서 "나를 이제까지 키워준 조국을 어떻게 잊겠느냐"고 기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매일 밤 매일 낮 하루하루가 10년처럼 힘들었다. 그러나 조국이 있기 때문에 견뎠다. 하루에도 열 번 스무 번 노래를 했다. 내 노래를 듣고 싶느냐"라고도 말했다.

환구시보는 "말레이시아 당국의 수사는 불공평했고, 아내와 아이들의 생명을 가지고 위협했다. 거짓 증거와 범죄 증거를 인정하라고 했지만, 끝까지 이를 부인했고 결국 풀려났다"는 리정철의 발언을 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달 13일 김정남 살해 용의자 흥정과 아이샤를 조종한 후 용의자로 체포된 유일한 조선 국적자다. 

말레이시아 경찰조사에서  두 여성은 경찰의 강압적 수사에서 리정철을 알지 못한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 여성과 연계성도 정확하게  입증하는 증거도 확보 제시하지도 않고 조선을 배후로 지목했다가 결국 증거부족으로 석방했다.

▲사망 원인과 장소, 공격을 한 살해 용의자가 아무렇지 않게 현장에 다시 나타났다는 점, ▲두 여성 용의자가 몰카 찍는 것으로 알았다고 할 만큼 장난스러운 진술을 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북한이 개입한 계획적 암살이라고 보기에는 처음부터 넌센스에 가까웠다.

본 지는 사건 초기부터 조선이 암살할 이유가 없고 남한 내 정치적 사정으로 인한 국면전환을 위한 필요성 등을 거론하며 사건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한 바 있는데 그대로 맞아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