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전망 속에 출범한 지방자치단체들의 도심 경전철이나 모노레일 사업, 적자누적으로 빚덩이만 안긴 채 <돈먹는 하마>가 된 이들 사업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인천의 구도심 월미도를 순회하는 모노레일 '월미은하레일'은 지난 10년간 무려 1000억원이 들어갔다.

월미은하레일은 구도심인 월미도를 한바퀴 도는 6.1 km의 관광 사업 목적으로 추진됐지만 2000년 부실시공으로 개통도 못한 채 중단돼 민간사업 방식으로 변경됐다.

인천시와 민간사업자간에 갈등만 계속되면서 그 사이 레일과 골조는 방치돼 도심의 흉물로 전락했다.

인천시장이 바뀔 때마다 사업이 공공과 민간방식을 오락가락하며 애물단지가 됐다.

월미은하레일의 향후 운명에 대해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사업중단과 시설 철거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참여자치 관계자는 "시민단체는 "돈만 먹는 하마인 모노레일 사업은 엄밀한 사업타당성 검토없이 추진된 공무원의 전형적인 탁상행정 결과 시민이 부담해야할 빚만 늘었다"고 비판했다.

월미은하레일은 2008년 7월 안상수 당시 시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사에 착수해 2009년 7월 개통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실시공으로 드러나면서 2010년 3월 준공되고도 개통하지 못했다.

한 때 철거도 검토됐지만 인천시는 2010년 당시 송영길 시장이 철거 대신 레일바이크로 변경했다. 이후 유정복 시장이 당선된 뒤 2013년 소형 모노레일로 환원됐다. 

인천시는 2015년 민간업체인 인천모노레일과 협약을 맺었다가 올해 3월 다시 협약을 해지하고 시 예산 150억원을 투입,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인천교통공사가 이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월미모노레일의 해법을 찾기 보다는 사업중단 책임에 대한 질타를 피해가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의정부 경전철은 2012년 7월 개통된 지 4년 6개월만에 운행이 중단된 채 파산위기에 직면했다. (주)의정부경전철은 지난 1월 이사회 의결로 서울중앙지법에 '파산 신청'을 제출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의정부경전철 파산신청에 대해 "의정부 시민의 발인 의정부 경전철이 멈춰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의정부 경전철은 개통 이후 5년간 누적적자만 2000억원에 달해 정상화는 요원한 상황이다. 

2012년 7월 개통 당시 하루 이용객 7만여명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3도 안되는 1만여명에 불과했다. 최근 시가 환승할인 등 활성화 대책으로 3만5천여명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인 11만 8000명의 44.3%에 불과하다.

파산선고가 내려질 경우 의정부시가 경전철 측에 지급해야 하는 환급금 규모가 2200억~2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법원은 파산 결정에 앞서 의정부시와 운영사에 파산 대신 40일간 제3의 방안을 모색하도록 권고했다.

(주)의정부경전철은 "지금까지 누적적자가 수천억원에 이르는데 계속 운영할 경우 또다시 거액의 적자가 예상된다. 의정부시가 매년 150억원씩 25년간 지원해야 된다"며 난색을 표하고 의정부시는 연간 적자에 대해 50억원만 지원할 수 있다고 맞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의정부경전철은 총 사업비만 6700억원(의정부시 48%, GS컨소시엄 52%)이 들었다. 의정부시와 의정부경전철비상대책위원회는 운영주체의 최다 출자자인 GS건설 측이 이미 공사 당시 수익을 선취했다"며 "환급금 요구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부산~김해 경전철도 경영상태가 부실해 존폐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부산.김해경전철은 승객이 당초 예상보다 부족해 역에 설치된 GS25 가맹 편의점이 8곳이나 철수하기도 했다.

부산시와 김해시는 매년 650억원의 보전을 해주고 있다. 20년간 총 보전금액이 2조 385억원으로 추산되면서 부산시는 지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부산ㆍ김해경전철은 현재 재무 재구조화 작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토부와 부산시 김해시로 이뤄진 협상단은 금융파이낸싱을 위해 금융권을 상대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금융파이낸싱의 성공 여부에 따라 경전철이 존폐의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용인경전철도 일일 예상승객은 16만 1000명인 반면 실제 일일 승객은 2만 5000명 수준이다. 향후 20년간 운영비 적자가 1조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경전철은 공공사업에 예산부족 해소를 위해 1997년부터 정부 고시를 통해 민간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간에게 최소수입보장(RPG) 협약을 맺고 있는데 이는 혈세로 메워줘야하는 독소조항이 되고 있다. 부산시 등 일부에선 최소운임보장 요건 개정움직임을 보이며 재정부담을 덜고자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책연구기관들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에 대한 타당성 용역 보고서 작성을 발주기관의 입맛에 맞게 짜맞추기식으로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하나마나한 타당성 검토"라면서 "국책연구원은 철저하고 면밀한 타당성 검토를 해야 공공사업 결정이 합리적으로 결정돼 예산이 헛되이 낭비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