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피살에 VX가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24일 밝혔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경찰청장은 성명을 통해 신경성 독성물질 VX가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보건부 화학국은 부검 샘플을 분석한 결과 'VX'로 불리는 신경작용제 'N-2-디이소프로필아미노에틸 메틸포스포노티올레트'가 사망자의 얼굴에서 검출됐다는 잠정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경찰이 밝혔다고 외신이 전했다.

말레이 화학국은 지난 15일 진행된 김정남에 대한 부검에서 얻은 샘플을 분석해 왔으며 이날 사망자의 눈 점막과 얼굴 부검 샘플에서 VX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VX는 국제협약인 화학무기협약(CWC)에 따라 화학무기로 분류된 물질이라고 말레이경찰은 밝혔다. 유엔결의 687호에 대량살상무기로 분류돼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독가스 가운데 가장 유독한 신경작용제로 수분만에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호흡기, 직접 섭취, 눈, 피부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며 사린가스보다 독성이 100배 이상 강하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사망자의 다른 샘플을 계속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국 정보당국은 김정남 피살에 사용된 독성물질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국내 정보당국이 일주일 전 한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일주일 후 말레이시아 경찰을 통해 발표된 점은 한국과 말레이 당국이 긴밀한 협조를 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일본 NHK 방송은 지난 16일 한국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김정남 암살에 VX 등 독가스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 보도에서 인용한 한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 공작원이 VX를 암살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국회에 출석해 적극 정보를 관련국과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