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도.감청 해킹 프로그램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무렵 국정원 직원이 용인의 한 야산에서 티코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석연치 않은 사건은 베일에 쌓인 채 묻혀졌다.

기억속에서 의혹으로 남아 있는 사건의 실체를 SBS 그것이 알고싶다(1064회. 연출 도준우 글/구성 장성미)가 다룬다.

18일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국정원 대선 댓글 개입사건과 서울시공무원 간첩 조작사건, 그리고 용인 야산에서 발견된 임모씨 자살 사건 등 국정원 관련 사건은 뭐 하나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은 채 미완의 수사로 끝이 난 사건들의 연결고리는 없는 지 추적한다.

2년전인 2015년 7월 18일 경기도 용인시 인적 드문 한 야산에서 국정원 직원 임모씨가 자신의 차량 운전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임씨가 숨진 차량은 잠기지 않았고 연기가 자욱한 차량 안에는 두 개의 번개탄, 그리고 유서 세 장이 남겨져 있었다.

가족 앞으로 남긴 두 장의 유서, 그리고 ‘원장님, 차장님, 국장님께’로 시작되는 유서 한 장이 발견돼고 여기에는 의미심장한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발견된 유서에는 “정말 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습니다. 혹시나 대테러, 대북 공작활동에 오해를 일으킬 지원했던 자료를 삭제했습니다.”

갑작스런 임씨의 죽음은 석연치 않았다.
임씨는 국정원의 팀장급 간부로, 당시 ‘해킹팀 유출사건’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 판매업체 ‘해킹팀(Hacking Team)’이 누군가로부터 해킹을 당해 고객 명단이 모두 노출됐는데, 그 중 한국의 ‘5163부대’가 해당 프로그램을 구입한 사실이 드러났고, 추후 이 ‘5163부대’는 국정원의 대외용 명칭으로 드러났다.

유출된 자료가 하나, 둘 분석되면서 국정원이 해킹프로그램을 통해 민간인 사찰과 선거 개입 의혹이 한창 제기되던 상황에서 의혹의 한가운데 있던 임씨의 갑작스런 죽음은 더욱 의문을 낳았다.

유서를 분석한 심리전문가 공정식 한국심리과학센터 교수는 “언어분석 기법 기준에 의하면 이거는 가짜 결백 유서에 해당한다"며 "이 유서에는 자살할 만한 분노가 없다"고 말했다.

결백하다던 임씨가 죽음을 통해 묻으려 했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국정원은 그 진실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제작진은 임씨의 유서와 해킹팀의 유출 자료를 통해 드러난 조그마한 진실의 조각들을 ‘선거’와 관련성에 주목했다.
18대 대선을 며칠 앞두고 국정원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을 불러일으킨 ‘국정원 댓글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댓글 사건 수사는 축소·은폐된 채 대선은 치러졌다. 결과 박근혜 정권이 탄생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보여주는 증거가 드러나면서 국정원은 신뢰가 추락하고 대통령 당선 무효 위기에 처했다.

국정원이 위기에 몰리던 상황에서 한달 뒤 서울시 공무원이 간첩사건이 터졌다.
그러나 재판 결과 서울시공무원간첩 사건의 국정원 증거는 국정원의 조작된 것이었고 자백도 강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간첩사건 조작도 국정원이 위기에 물렸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국정원 댓글 사건과 간첩조작 사건 등 국정원과 관련된 사건에서 국정원 반대편에 섰던 인물들이 하나같이 이해할 수 없는 경험도 했다고 한다.

국정원 댓글사건 참여 변호사는 “고소·고발장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누군가가 우리 서버에 들어와 모든 문서를 다 복사해 갔다"고 전했다.

해킹팀 유출사건’으로 인해 제기된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선거 개입 의혹, 국정원 댓글 사건,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 그리고 국정원 직원 임씨의 죽음.

이들 사건에 보이지 않는 숨은 연결고리가 있지는 않은 지 제작진의 추적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