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 측이 2012년 대선 당시 후보 양보를 하고도 도와주지 않았다는 비난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짐승만도 못한 것이라며 강도높게 반격했다.

안 전 대표는 13일 호남 표심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호남의 심장 광주에서 직격탄을 날리면서 안 전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를 돕지 않아서 2012년 대선에서 패했다는 주장에 괴롭혀온 얘기가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쐐기를 박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최근 출간한 출간물에서 지난 대선 당시 안 전 대표가 후보 양보 후 선거 당일 미국으로 출국한 것을 놓고 적극적으로 돕지 않아서 아쉽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지난 대선 당시 막판까지 안 전 대표와 문 전 대표가 후보단일화 협상이 진척되지 않으면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3자 대결로 가게 되면 필패할 것이 확실했다. 당시 후보단일화 협상이 무산되면서 문 전 대표는 3자 대결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안 전 대표는 후보보를 양보해 문 전 대표로 단일화됐다.

안 전 대표는 광주전남언론포럼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양보한 것 하나만으로도 사실은 고맙다고 해야 하는 게 인간으로서 기본 도리 아니냐"며 "동물도 고마움을 안다. 동물만도 못한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 문 전 대표가 짐승이냐'는 질문에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다"고 했다. 다시 토론자가 "발언이 세다"고 하자 안 전 대표는 "갈수록 (발언이) 세진다"고 했다.

이날 발언은 약하다는 이미지를 강철수를 확산하고 호남의 반문 정서를 자극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다.

안 전 대표는 또 민주당 경선 구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참여정부 과(過)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핵심 세력 간 적통 경쟁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권을 달라고 나서는 모습이 과거로 회귀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계파란 끼리끼리 해먹는 것이다. 다음 정부에서 다시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호남은 반(反)패권의 성지다. 패권세력이 둥지를 트게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안 전 대표는 14일 전주를 찾아 1박 2일 호남방문에 이어 충청으로 이동해 16일까지 충청 표심을 훑는다.

박지원 대표 등 국민의당 지도부와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도 전날 전주로 가 14일까지 1박 2일간 전주에 머무르며 지지를 호소한다.

국민의당 호남방문은 지난주말 문 전대표와 안희정 지사가 전주와 광주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한 것에 대해 맞불을 놓은 것이다.

손 의장은 이날 전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동안 정권 교체에 대한 갈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민주당과 문 전 대표에게 관심을 갖던 호남의 시민들이 이제 국민의당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10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호남지역의 국민의당 지지율은 32%로 전주(19%)보다 13%포인트 반등한 반면 민주당은 52%에서 45%로 떨어졌다.

국민의당에는 17일 손 의장과 이찬열 의원,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이 입당식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