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원키로 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 광주 5.18 광주학살과 관련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발포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전 사령관의 발언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책임자로 지목돼온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의당은 문재인 전 대표에게 광주시민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9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전인범 전 장관은 지난 7일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5.18에 대해 "지금도 발포 명령을 누가 내렸는지 아무도 모르지 않느냐. 특전사가 살인마처럼 비쳐지는 건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 전 사령관은 이어 "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발포를)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그러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이 감옥에도 가고 그런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고마운 선배'라고 말한 5.18책임자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에 대해서도 "정호용은 그런 책임이 있지만, 제가 이야기했던 건 그 분이 인간적으로 부하를 대했다는 것이다. 그 부분을 본받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전 사령관의 발언은 광주민주화운동의 주력 진압군이었던 공수특전사 멤버로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보안사령관이 중앙정보부장 꺾고 청와대 꺾고 이렇게는 절대 못한다"며 5.18 발포 책임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전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광주를 방문할 수 있다는 의향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5공 주역 중 한명인 박준병 당시 보안사령관은 '제5공화국 전사'(1982년 5월)에서 5월21일 오전 10시50분 국방부에서 이희성 계엄사령관이 주영복 국방부 장관에게 광주에 출동한 군인들의 자위권 발동 결정회의에 전두환 합수본부장이 참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 전 사령관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국민의당은 고강도 비판을 가했다.

고연호 국민의당 대변인은 9일 전두환과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 등은 이미 5.18 민간인 살상의 지휘계통에 있는 인물들로서 법과 역사의 단죄를 받았는데도 이들을 공공연히 비호하는 것은 규탄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고 대변인은 "이러한 일방적 발언은 국가적 민주화운동과 희생을 모욕하는 망언으로, 전인범 장군은 민주화운동에 희생되신 분들과 유족들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전 대표에게 돌려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과 정면으로 반하는 인사를 정치권에 화려하게 영입한 문재인 전 대표는 광주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민주당을 겨냥해 "공공연하게 광주민주화운동을 모욕한 전인범 장군에 아무 비판도 못하고 감싸기만 하는 더불어민주당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