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19일 부산국제영화제 탄압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과 문화체육부 직원 사표 수리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비서실장이 부산국제영화제 정부 지원금 축소를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검은 김기춘 전 실장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이빙벨 상영을 했다는 이유로 지원금 삭감을 지시한 것으로 특검 조사 결과 파악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이에 따라 부산영화제 지원금을 2014년 14억 6000만원에서 2015년 4월 8억원으로 삭감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그동안 부산시와 감사원 감사에다 지원금 삭감과 부산시의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 사퇴 압박 등이 계속됐다.

김기춘 전 실장은 부산영화제에 대해 적극 대응도 주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수첩에는 김기춘 전 실장이 "다이빙벨을 예로 들며 문화예술계의 좌파적 책동에 전투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이와관련 "박근혜 정부가 총체적으로 나서서 특정 영화를 상영한 것에 대한 보복조치를 한 것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감사원의 집요한 표적 감사는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을 포함한 영화제 전, 현직 직원 4명에 대한 검찰 고발까지 이어졌다"며 "부산시 또한 이런 과정에 직접 관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산국제영화제는 향후 특검이 이런 모든 사태의 전모를 소상히 밝혀주길 기대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영화를 틀었다는 이유로 온갖 보복을 당하면서 20년간 쌓은 영화제의 명성이 크게 훼손됐고 쉽게 회복할 수 없는 깊은 내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강 집행위원장은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부산국제영화제 탄압의 실체는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