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촛불집회 후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며 소신공양한 정원 스님의 장례가 14일 시민사회장으로 광화문광장에서 치러진다.

또 30년 전 폭압적 군사정권의 물고문으로 숨진 박종철 열사의 30주기 추모식도 열린다.

박근혜 정권들어 민주주의 후퇴에 이어 민간인에게 의존해 국정을 농단하는 사태까지 드러나면서 온몸으로 항거한 정원 스님이 자신을 불사른 지 일주일만에 극락왕생을 비는 추모의 촛불이 타오른다.

12차 촛불집회는 정원 스님 영결식과 박종철 열사 추모식 및 6월항쟁 30주년 사업 선포가 이뤄져 추모 분위기 속에 진행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전 의원이 13일 추모의 밤이 끝난 직후 서울대 장례식장을 찾아 정원 스님 빈소를 찾아 고인의 뜻을 기리고 있다.

정원스님의 장례는 박근혜 퇴진 국민행동(주최)과 범불교시국회의(주관)는 14일 <민주 정의 평화의 수행자 정원 스님 시민사회장>으로 진행된다.

발인은 서울대병원에서 발인식(11시30분~12시30분)에 이어 조계사 노제(12시40분), 청운동 청와대 앞 노제(13시10분~13시20분)에 이어 소신공양터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13시 50분)에서 추모행사를 진행한다.

이후 광화문광장에서 영결식(14시~15시) 및 헌화를 한 뒤 벽제화장지로 이동해 화장된다.

광화문 열린시민공원  을 갖고 조계사와 청와대에서 노제를 갖고 광화문광장에서 오후 2시 영결식을 진행한다.

이후 벽제승화원에서 화장을 한 뒤 종로구 구기동 금선사에 봉안된다.

앞서 전날에는 정원 스님을 기리는 추모의 밤 행사가 서울대병원 지하 1층 장례식장에서 숙연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추모의 밤은 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과 생전 교분있는 스님과 불교단체회원과 시민단체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스님의 지인들은 생전 스님을 회고하며 살아남은 자의 미안함을 되새겼다.

이날 추모의밤에서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스님의 생애와 가족의 이야기가 알려져 주위를 놀라게 했다.

생전 스님의 도움을 받았다는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고진광 대표는 정원 스님의 생애와 가족사에 대해 소개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정원 스님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스님은 처음 법명이 밀행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13일 찾은 스님의 빈소에는 조문 발길이 많지 않아 다소 쓸쓸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빈소에는 스님이 평소 실천하신 자주 평화 통일, 우리는 하나라는 스님의 실천정신을 계승하려는 글자가 선명히 조문객을 맞았다.

ㅈ정원 스님이 2014년 4월 진도 팽목항에 다녀온 뒤 쓴 일기. 종교의 본원적 역할인 생명을 지켜지 못하고 한사람도 구하지 못한 인간의 비애에 대해 깊은 번민과 고뇌가 담겨있다.

정원 스님은 출가한 뒤 법명을 처음에는 밀행으로 했다가 후에 정원으로 바꿨다고 소개했다. 법명만큼이나 밀행해 표나지 않고 드러내지 않는 묵묵히 수행하는 수행과 실천의 길을 걸어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사후에 그 빛이 더 발하게 된 것이다.

정원 스님은 위로 형님과 아래로 동생이 2명등 4형제 중 둘째였다.

생전 스님과 인연을 맺은 지인인 중 한명인 고광진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는 "정원 스님은 80년 이후 사회약자 편에서 활동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정원 스님은 2016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기습철거로 '사랑의 일기 연수원'을 기습적으로 강제철거해 목숨을 끊으려던 저를 위로하면서 120만명의 일기와 추억을 보호하기 위해 세종시 폐허 더미속에서 투쟁을 격려해주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고 대표는 "먼저가신 스님, 용원 형님 불러봅니다. 정치사상적으로 편중된 것처럼 비쳐지는 것이 안타까워 스님의 다른 면을 알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상시 스님은 25년간 매달 한번도 빠뜨리지 않고 묵묵히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를 통해 어린이와 약자를 후원해오셨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이번에 스님께서 소신공양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신 것도 탐욕과 불의로 말미암아 야기된 대한민국의 혼란을 보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탐욕을 버리고 정의를 바로 세우도록 자신의 몸을 불살라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유발언을 신청한 한 여성은 "지난해 11월 한국의 현실을 볼 수 없어 한국에 왔다"며 "촛불집회에서 청운동 청와대까지 행진하는데 경찰에 막혀있는데 누가 옆에서 목탁을 크게 치고 있어 조용히 치라"고 말했다면서 "그때 목탁을 두드리던 분이 스님이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경기도 수원에서 온 한 고등학교 1학년생은 "지난해 중학교 3학년 때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회에 갔었는데 학교 선생님에게 적발돼 혼이 났다"며 "국정교과서 반대 1인 시위를 하는데도 선생님들이 와서 시위용품을 뺏고 혼을 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이 모든 것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문에 벌어졌던 일이다. 30년 전에는 박종철 열사를 죽이고 지난해 백남기 농민을, 이번에도 스님을 죽였다"며 "스님의 뜻을 계승해 박근혜 퇴진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민은 "광화문에 스님의 부도를 설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하고 "광화문광장에 스님의 뜻을 기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날 저녁 빈소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손혜원 의원 등과 함께 찾아 조문했다. 이에 앞서 추미애 더민주당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도 다녀갔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7일 위독하다는 소식에 병문안을 오던 중 비보를 듣고 돌아갔다가 다음날 빈소를 찾았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빈소를 찾아 조문한 것으로 알려졋다.

이날 빈소를 지키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서울시에서는 추모공간 마련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편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는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모식과 늦봄 문익환 목사 23주기 추도식이 열린다.

박종철 열사는 30년전 전두환 군사정권의 폭압기에 10.28 건대항쟁의 무자비한 진압에 이어 4개월 만에 악명높은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에 의해 숨졌다. 당시 정권은 탁치니 억하고 숨졌다며 물고문 사실 은폐를 시도했다가 들통나 6월 항쟁의 불씨의 도화선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