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공여 혐의로 소환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시간 동안 강도높은 조사를 받고 13일 오전 귀가했다.

박영수 특검은 이 부회장을 12일 오전 소환해 밤샘 조사를 벌인 뒤 이날 오전 귀가 조치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 50분께 특검 사무실에서 나와 취재진 질문에 일체 대답하지 않고 대기 중이던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떠났다.

이 부회장은 전날 오전 9시 30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해 22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최순실씨 딸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 등이 2015년 7월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하는 댓가성 규명에 집중 조사했다.

조사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의 최씨 일가 지원이 박 대통령의 강한 요구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그러나 구속영장 청구 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규철 특검보는 12일 오후 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이 뇌물 공여 혐의를 부인하더라도 구속영장을 치는데(청구하는데)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해 횡령 및 배임 혐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국회 국정조사 특위는 이 부회장에 대해 위증 혐의로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삼성의 최씨 일가 지원을 주도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도 전날 오후 2시께 소환돼 13시간 이상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과 박 사장을 포함해 삼성그룹 2인자인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과 장충기 차장 등 그룹 수뇌부에 대해 구속 영장 청구 등 사법처리 여부를 일괄 처리할 예정이다.

특검은 삼성그룹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듬에 따라 이미 기초적 물증 확보와 수사를 시작한 SK그룹과 롯데그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원 회장을 사면하는 댓가로 미르 K스포츠재단에 돈을 내게 된 정황을 보여주는 SK그룹 임원과 최태원 회장간 교도소 대화 녹취록을 확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