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정윤회 문건을 보도한 기자가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는 증언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12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심판 4차 변론기일에서 언론탄압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조현일 세계일보 기자는 증인으로 출석해 "2016년 9월 정보기관으로부터 사찰을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조 기자는 자신이 잘 아는 한 사정당국 관계자(박관천 경정)가 국정원 소속의 지인과 대화를 나눴는데, 국정원이 조 기자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를 전해줬다"고 말했다.

해당 국정원 관계자는 "본인은 이유를 알거다"고 말해 정윤회 문건 보도 때문임을 시사했다.

조 기자는 이 이야기를 들은 뒤 "아이들이나 가족에 대해 테러나 해코지가 있으면 견디기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내에게 아이들 등하굣길에 꼭 동행하라고 부탁한 사실이 있다"며 "수사기관에 있는 분들이 걱정을 많이 해 주셔서 어떤 분이 선물해 준 칼을 갖고 다녔다"고 말했다.

조 기자는 정윤회 문건 보도와 관련 박관천 경위를 비롯한 취재원들이 보도를 만류했다고도 했다.

박 경위는 조 기자에게 "당신이 이런 보도를 하면 당신이나 세계일보, 통일교 재단까지도 보복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며 "보복은 당신 생각처럼 순수한 수준이 아니다"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조 기자는 박 경위가 또 자신에게 "당신 같은 경우 3년 정도 검찰청에 불려 갈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세계일보는 세무조사를 당하고 통일교도 건드리게 될 것"이라고 주의를 줬다고도 했다.

조 기자는 자신의 보도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 광고가 1년동안 중단되고 보건복지부 산하 광고가 줄고 세계일보 계열사 4곳이 세무조사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자신의 부인이 혈액암 진단을 받고, 자신은 자율신경계 이상에 따른 스트레스 과잉반응 증세를 얻었다며 "가장으로서 견디기 힘들었다"고 그간의 고통을 털어놨다.

세계일보는 지난 2014년 11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정윤회 씨가 이른바 문고리3인방 등을 통해 인사에 개입하는 등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최초로 제기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가 문건 유출 등을 국기문란 행위로 규정하고 세계일보는 검찰 수사를 받았고 조응천 당시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경위가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당시 십상시 등 존재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검찰 수사를 지시해 세계일보에 대해선 세무조사 등의 조치가 취해진 끝에 당시 조한규 사장이 해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