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개헌보고서와 관련 문재인 전 대표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이 빗발치면서 또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의 공식기구인 민주연구원이 특정후보 입장을 반영한 보고서 내용을 비판한 김부겸 의원에게 문 재인 전 대표 지지자들이 항의 문자폭탄을 퍼붓고 있다.

일부 언론은 문재인 주의보'가 발령됐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판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의원들에게 항의문자와 18월 후원금이 쇄도하면서 문재인이라는 이름을 꺼내지 않는게 상책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와 다른 의견을 가진 의원들에 다른 의견을 가 비판을 봉쇄하려는 패권적 행태가 다양한 의견과 토론을 기본으로 한 민주적 정당의 구조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개헌문건과 정세균 국회의장 비서의 문자메시지와 관련 사당화를 비판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페이스북 등에는 비난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문재인 전 대표 지지자는 '박원순 시장'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원순씨"라고 이름을 부르며 비난글을 다는 등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 의원은 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그것(개헌보고서 비판) 때문에 많이 시달리고 있다. 항의문자가 1천통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하지만 민주연구원은 당의 공기관이다. 그렇다면 철저한 시점이나 분석틀 자체의 객관성은 기본이다. 그런데 보고서를 보면 주로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둔 시점에서 전략 전설을 서술하는 부분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당 차원이나 당 대표의 사과도 요구했다. 김 의원은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위원에게 책임지도록 하는 것은 우스꽝스럽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유감 표명도 하고 책임도 물어야 한다"며 "내 발언에 문자로 항의를 하는 사람들은 당 내에서 웬 총질이냐고 하지만 민주적 토론자체가 봉쇄된 정당이 어디 있느냐. 민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영일 더민주당 부대변인에 따르면 김부겸 의원의 스마트폰에는 3000개 넘는 문자폭탄이 쏟아졌다.

허 부대변인은 "김 의원 스마트폰 사진이란다. 문자폭력이 3000개가 넘었다. 같은 당 의원에게 좀 너무하는 것 아닌가. 새누리당 의원도 아니고 이런 행동하는 문재인 지지들 욕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이럴수록 문 대표에게 우호적인 사람도 지지를 철회하지 않을까"라며 "정치인의 주장을 봉쇄하고 우리 생각만 강요하면 박사모와 다를 게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도 개헌보고서 작성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초선의원 20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비난 문자세례를 받았다.

박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초선 동료의원들과 함께 연구원 보고서에 대한 문제제기 이후 전화도 많이 오고 페북이나 트위터 등에도 댓글이 많이 달렸다“며 ”‘당을 떠나라’‘개헌을 주장할거면 입을 닫아라’‘다음 총선에서 공천 못 받을 거다’등의 문자도 많이 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다른 당에 대해서도 비난문자를 보내고 있다. '친문패권주의 청산이 정권교체보다 중요하다'고 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도 "항의 문자를 수없이 받았는데 한 사람이 한글자씩 수 백 통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며 "조직적으로 움직이는것 같다"고 말했다.

18원 후원금을 보내 괴롭히는 경우도 적지않다. 18원 후원금은 지난 12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탄핵 가결에 반대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18원 보내기를 통해 업무를 마비시키자는 캠페인으로 전개됐던 것이다. 18원을 보내놓고 영수증을 발행해달라고 요구하자고 했다.

이와같은 문 전 대표의 일부 지지자들의 과도한 행태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토론과 설득이 사람의 생각을 바꾸지, 이런 식의 압력이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며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늘 그래왔듯이 어떤 불편함도 감내하고 할 말은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허영일 부대변인은 "자중하고 문 대표 지지율 올리는 일만 하자. 문 대표도 개헌한다고 했잖아"라고 꼬집었다.

허 부대변인은 또 "문 대표 일부 지지자들이 김 의원을 1%대 후보로 폄하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1%대 후보의 발언에 죽기살기로 대드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내 결론은 정권교체 열망이 너무 강해서 이성은 잠시 호주머니에 넣어둔 분들이라고 선의로 해석하기로 했다. 욕망이 이성을 통제 못하는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문재인 전 대표는 "우리끼리 비방하는 것은 삼가하자. 다른 당과 우리는 달라야 한다"며 비난 자제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