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이 왜 늦어지냐고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국민일보는 관련 내용을 사전에 전혀 몰랐던 이 부회장은 독대 후 서둘러 회의를 소집했고, 이후 대한승마협회 지원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와관련 특삼성의 승마 지원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대가로 보고 있는 박영수 특검은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혐의 외에도 공갈죄 적용도 가능한 지 살펴보고 있어 혐의 추가 가능성도 열려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은 2015년 7월 25일 청와대 안가에서 이 부회장과 독대했다.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의 난데없는 역정에 크게 당황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영문도 모른 채 "삼성의 승마협회 지원이 왜 늦어지느냐"며 질책하면서 당황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30∼40분간 이어진 독대 중 약 20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승마협회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던 이 부회장은 독대 후 귀사해 곧바로 박상진(대한승마협회장 겸임) 삼성전자 사장 등을 불러 내용 파악에 나섰다.

이후 삼성은 최순실(61)씨가 독일에 세운 ‘코레스포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었고, 2015년 10월까지 약 35억원을 송금했다.최씨 딸 정유라(21)씨가 탈 말 등을 구입하는 데 추가로 약 43억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최근 삼성 고위관계자들도 특검 조사에서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과 독대 직후 승마 지원 문제를 논의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은 시점은 2015년 3월이다. 이후 승마협회에 대한 삼성의 지원이 여의치 않자 최씨 등이 박 대통령을 움직여 넉 달 뒤 독대자리에서 이 부회장에게 직접 압력을 가한 것 아니냐는관측을 낳고 있다.

박 대통령의 강압이 사실일 경우 삼성 측으로서는 뇌물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박 대통령의 직권남용죄가 성립된다.

이와관련 특검팀은 삼성이 뇌물 공여 혐의에 따른 처벌을 피하고 공갈 협박의 피해자로 보이기 위해 진술 관련 진술을 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