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26일 내년 대선 정국에서 국민의당이 소멸할지도 모른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정동영 의원은 "당이 사느냐 죽느냐 위기에 처했다며 대권도전 보다는 당권에 도전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2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발언에 대해 설명했다. 정 의원은 "(당의) 위기가 분명하다.

정당과 정치인에게 지지율은 생명줄"이라며 "지지율이 높으면 살고 떨어지면 죽는 건데 이제 호남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외면을 받고 있는 현실이 뼈아프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초선 의원의 얘기를 소개했다. 그는 "10월달에는 그래도 국민의당 아무개입니다 하면 온기가 있었는데, 거리에서 이제는 냉랭하다. 저도 초선으로 끝날지 모르겠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그 위기감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PD의 '초선으로 제가 그냥 국회의원 생활 막 내릴지도 모르겠다, 이 말이 참 가슴 아프게 들리셨겠다'는 말에 "네"라고 대답했다.

여론조사를 하면 지지율이 친박계에도 밀리는, 지금 친박당이라고 불리는 새누리당에도 밀리는 4등이다. 대통령 탄핵을 제일 먼저 외쳤던 게 국민의당인데 촛불정국에서 지지율이 오르기는커녕 내려온 이유가 뭐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정 의원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최악의 선택을 했다고 본다. 광장의 민심과 헤어진 것"이라며 "결국 탄핵은 국회가 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했잖은가"라고 대답했다.

정 의원은 이어 "국민이 사실상 탄핵을 발의하도록 압박했고 또 사실 234명이 탄핵에 찬성한 것은 우리가 예상한 것을 뛰어넘었다. 그만큼 국민의 힘이 셌다는 얘기인데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 손을 꼭 잡고 놓지 말았어야 하는데 결정적인 순간, 그것은 12월 2일 탄핵을 거부한 것"이라며 "12월 9일 탄핵으로 국민의당이 끌고 갔는데 결국 이게 엄청난 패착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정 MC의 '사실은 전략상 그렇게 하는 것이 낫겠다는 거였지만 이게 국민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이게 패착이 됐다는 말씀'이냐는 질문에 "당내에서 전혀 토론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내 의원들과 상의하고 토론된 것도 아니고 특히 안철수 의원의 뜻도 아니었다. 안철수 전 대표는 2일날 탄핵을 처리해야 한다는 강력한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그럼 누구의 뜻, 결정이었느냐'는 질문에 "그거는 원내대표의 독단적인 결정이었고 이것은 당내의 엄청난 상처와 패착으로 귀결돼서 오늘의 위기의 핵심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박 원내대표가 상황판단을 잘못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박 대표께서는 능수능란하게 3당 원내대표의 면면을 보더라도 박지원 대표를 능가할 분이 어디 있느냐"면서도 "기량과 연륜과 또 경륜으로 보더라도 압도적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탄핵 정국에서 광장의 민심과 가야 하겠다는 그런 발상을 못한 것, 그런 철학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결정적인 시점에 최악의 선택을 해서 결국은 광장에 나온 여고생이 더불어민주당은 정의당과 함께 탄핵발의로 간 반면에 국민의당은 새누리당의 손을 잡고 탄핵 거부로 갔다 이런 발언을 듣고 정말 정말 뼈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태 돌파와 관련 "호남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또 광장의 민심에 부응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광장에 나온 시민들은 박근혜 탄핵이 목표가 아니냐. 한마디로 말하면 불평등 문제, 정의롭지 못한 사회, 이것을 실천적으로 바꿔내겠다는 그런 의지와 철학. 말이 아니라 그동안 행동으로써 보여온 이런 것을 통해서 신뢰를 회복하는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대선 등 향후 대응방향에 대해 "선(先)자강론이다. 지지층의 핵심을 복원하고 두말할 필요없이 호남의 안방을 내줬다.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호남에서 껑충 뛰어올랐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전국 지지율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그에 반하면 지금 국민의당은 안방 내주고 곁방으로 건너방으로 밀려났는데, 잘못하면 문 밖으로 쫓겨날 입장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오죽하면 수도권에 있는 지역 위원장 100명이 서명을 해서 당원의 명령이다, 쇄신 지도부를 구성하라. 당을 새롭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소멸한다라는 위기감을 주는 12월 19일날 위원장들 선언을 통해 밝힌 바도 있다"고 말했다.

대선 주자와 관련 안철수 전 대표가 손학규 전 민주당 고문에게 손을 내민 것과 관련 정 의원은 "이런 것도 이제 스스로가 약하다 하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또 부작용도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왜 이렇게. 왜냐하면 불과 7, 8개월 전 4.13총선 이후에 국민의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안철수 대표가 후보 중에서 1등을 잠깐 차지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달 사이에 왜 이렇게 됐느냐. 결국 새로움의 실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움의 실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손학규 전 대표한테 손 내민 거는 또 패착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것도 최선책은 아니다. 그런 것들을 공개리에 이렇게 밝히고 하는 것이 과연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왜냐하면 어떤 제안을 할 때는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을 전제로 해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이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그런 기대를 했겠지만 결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지 않았느냐. 안 대표 입장에서는 굉장히 억울할 것"이라며 "탄핵정국에서 갈지자 행보를 보인 사람은 정작 따로 있다. 그리고 안 대표는 시종일관 가장 일관되게 가장 강력한 행보를 보여왔다. 바람 부는 거리에서 한 달 넘게 전국을 다니면서 국민들의 소명을 받고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가장 먼저 또 국민의당이 당론으로 박근혜 퇴진을 당시 제1야당이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 당론화했고 그리고 국회 본회의 연설을 통해서 당의 입장을 반영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에 즉각 돌입해야 한다고 11월 초에"라고 말했다. 갈지자 행보를 한 문 전 대표와 달리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탄핵 발의는) 제가 본회의 연설을 한 것입니다마는 그게 당의 입장이었다. 결국은 지금 지지율을 깎아먹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고문과 연대에 대해 정 의원은 "손 대표께서는 국민의당에 관심을 갖고 있는 걸로 보여진다. 앞으로 계속 서로 대화를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총장에 대해 정 의원은 "지금 국민의당의 살길은 누구와 손 잡느니 마느니 할 문제 가지고 살 문제는 아니다. 선(先)자강론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국민의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하는 정책성 점검부터 필요하고 그리고 다른 사람과 손잡는 문제에 대해서도 역시 점검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분이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런 것을 점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대권 도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헌당규에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는 출마할 수 없도록 당규에 못박혀 있다"며 "대선 출마와 관련해서 지금은 저의 때가 아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 대표에 나갈 것인가 말 것인가는 최종 고민 중? 이렇게 보면 되겠느냐"는 질문에 "그런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