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LG그룹은 이날 발표를 통해 "올해 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탈퇴하기로 했다"며 "내년부터 전경련 회원사로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며 회비 또한 납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LG그룹은 전경련 회비로 연간 50억원을 납부해왔다.

전경련 탈퇴 선언은 주요 공기업 등은 있었지만 실질적인 축을 이뤄온 민간 대기업 회원사로는 LG그룹의 탈퇴가 처음이다.

앞서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 6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전경련은 헤리티지 단체처럼 운영하고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LG그룹의 탈퇴는 최근 촛불집회에서 전경련 해체, 재벌총수 구속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지면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안다"며 "다른 대기업들도 결단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그룹의 전경련 탈퇴를 계기로 대기업들의 후속 탈퇴 선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KT도 이날 전경련에 탈퇴 의사를 통보했다. KT 관계자는 "이달 초 내부적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리고 전경련에 공식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보 시점은 지난 6일 청문회 직후"라며 "다만 탈퇴하는 과정, 절차 등이 있어 구체적인 탈퇴 시기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KT는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것이 결정의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KT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각각 7억억과 11원 등 18억원을 전달했고 차은택 광고회사에도 물량을 밀어준 바 있다.

대기업의 추가 탈퇴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6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개인적으로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탈퇴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이미 한국공항공사는 전경련 탈퇴를 한 상태이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탈퇴 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경련은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고 있는데 당장 회비 분담 비중이 큰 대기업들이 탈퇴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내년부터 재정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경련은 그동안 직원들에 대해 급여도 대기업 직원 이상으로 고연봉을 지급하며 숨은 신의직장으로 불려왔다. 최근 신입 및 경력사원 모집 공고에서도 경쟁률이 높았다.

하지만 회원사 탈퇴가 예상되면서 돌연 채용 절차를 중단해 지원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전경련은 대기업 총수들이 주로 가입하고 있어 정.재계에서 차지해온 대외적 위상도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기업들의 탈퇴에 긴급회의를 열고 쇄신방안 마련에 나섰지만 회원사들의 참여는 저조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내년 2월 열린 전경련 정기총회에서 전경련 해체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