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금융노조위원장 선거에 도전한 후보간 경쟁이 치열하다.

20일 치러지는 선거를 하루 앞두고 초박빙으로 전개되는 선거전을 긴급 점검한다.

이번 선거는 여야의 대결 구도와 같다. 수성과 변화 개혁을 주장하는 도전자의 맞대결이다.

기호 1번 허권(NH농협) 후보, 기호 2번은 김기철(외환은행지부) 후보가 도전했다. 현 김문호 위원장의 연속선상에 있는 허 후보는 수석부위원장 후보로 성낙조(KB국민지부장), 사무처장 후보로 유주선(신한은행 지부장)을 파트너로, 도전자격인 김 후보는 수석부위원장 후보에 박원춘(우리은행 지부장), 황은숙(KB국민 전 대외협력부장)을 러닝메이트로 했다.

차기 금융노조위원장 선거는 성과연봉제 시행 저지 실패가 가장 큰 쟁점이다.

국민·KEB하나·NH농협·우리·신한·SC제일·씨티·수협 등 시중은행들은 지난 12일 일제히 긴급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했다.

대통령 탄핵국면을 맞아 기습적으로 단행된 성과연봉제 도입에 속수무책으로 금융노조는 허를 찔렸다.

성과연봉제는 업무능력과 성과를 등급을 매겨 연봉을 차등화 해 직원간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김문호 금융노조위원장은 최근 더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 기자회견을 했지만 이미 도입 결정된 상태다.

이 때문에 10만 조합원의 현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결정된 성과연봉제를 철회시키는 것은 차기 집행부의 투쟁력이 여간해서는 쉽지 않다.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는 금융노조 총파업이 실패로 끝나면서 결과적으로 기습적인 성과연봉제 도입 결정으로 이어졌다.

총파업이 실패한 것은 당시 KB국민, 신한은행 등 주요 동력인 대형은행의 파업첨여도가 낮았던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금융노조는 조합원이 10만명에 이른다. 투표성향은 지방은행 소속 조합원들은 김기철 후보로 쏠릴 전망이다.

부산 대구 광주 제주 등 6개 은행으로 구성된 지방은행노조협의회는 최근 △우수한 금융전문성 △김기철 후보의 투쟁 경력 △여성 간부 후보 포함 등을 이유로 김기철 후보를 공개 지지 선언했다.

허권 후보와 러닝메이트를 이룬 성낙조 지부장이 이끌고 있는 KB국민은행은 차기 지부장선거가 파행을 겪고 있다.

박홍배 당선인은 "분명 현 사태의 배후세력이 존재하며 특히 윤종규 회장의 연임, 성과연봉제 시행 및 안착, 희망퇴직을 빙자한 강제퇴직 기도 등과 연관되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혀 선거 막판 허권 후보진영에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는 현 김문호 회장 체제를 비판하고 집행부 교체 혁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도전자 입장인 김 후보 측은 조합원의 절대 다수가 반대하며 조합원 처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과연봉제를 막아내지 못한 점을 심판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기철 후보는 발빠르게 성과연봉제 도입결정에 대처했다.

금융위원회를 항의방문하고 임종룡 금융위원장 사퇴를 촉구하고 향후 성과연봉제 폐기를 주요 사업으로 추진할 것임을 알렸다. 차기 금융노조위원장 선거는 현 체제 고수와 안정 대 변화와 소통 실천을 담보하는 도전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