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모릅니다. 알지를 못합니다. 최순실이란 이름을 언론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하던 김기춘 비서실장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꼼짝 못하고 한방에 걸려들었다.

김 전 실장은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하며 오리발을 내밀었다는 지적이 들끓었다.

12시가 넘어서까지 진행된 2차 청문회.

김기춘 전 실장은 박영선 의원이 증거를 들이대자 그제서야 말을 바꾸며 몰랐다는 말로 버텨오던 전열이 일순간 무너졌다.

박 의원은 정윤회 문건 당시에도 최순실을 몰랐다고 했다. 박 의원은 정윤회 문건 맨 앞장에 최순실 이름이 나온다며 김 전 실장에 보여줬다.

그가 몰랐다는 답변이 거짓말로 드러나자 "제가 착각했다"고 빠져나갔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저는 최순실이라는 사람을 알지를 못한다고 여전히 모르쇠를 계속했다.

그의 거짓말은 또 한번 증거 앞에서 들통나며 모르쇠 태도도 무너졌다.

그는 2007년 박근혜가 대선 경선 후보에 출마했을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다.

당시 후보토론회에서 박근혜 후보는 최순실을 언급했고 그 앞에는 법률단장으로 있던 김 전실장이 앉아있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제출하자 말이 막혔다.

김 전 실장은 "제가 나이가 들다보니 ~"로 빠져나가려 했다. 알지를 못합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의 표현대로 요리조리 빠져가던 '법률미꾸라지' 김기춘이 또 한번 걸려들었다.

기억에 없다며 또렷이 대답하던 그가 갑자기 나이 타령으로 바뀌었다.

이날 김기춘을 한방에 보낸 박영선 의원의 저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소득없이 끝나가던 청문회 막판 결정적 한방을 날리며 청문회 체면을 살려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권의 2인자로 왕실장으로 불렸던 늙은 여우라는 별명을 얻은 김기춘 전 실장은 그럼에도 최순실을 알지 못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고 전화번호, 최순실에게 물어보라며 만난적이 없다는 쪽으로 변명을 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이런 박 의원 뒤에 숨은 공은 디시인사이드의 주식겔러리 코너의 한 회원이다.

박영선 의원은 8일 "안녕하세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영선입니다"는 제목으로 올린 글을 통해 "디시 명탐정 갤러리/주갤! 여러분의 용기가 세상을 바꿉니다. 이젠 주식도 대박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덕담을 보냈다.

주겔의 이용자는 박 의원에게 김 전 실장의 저격용 실탄을 제보한 것이다.

최순실 씨가 정윤회의 처로 기록된 '정윤회 문건 보고서'와  박근혜 한나라당후보 대선 후보검증 토론 동영상을 찾아내 제공했던 것이다.

이들은 다음 타자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타켓으로 잡았다. 우병우의 도피행방을 찾아 나섰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청문회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출석하지 않았으며 현재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