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적의 소굴에 들어가 정면 승부를 펼쳤다.
국무회의 사상 처음으로 부총리 주재로 22일(화) 열린 국무회의에서 박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농단의 피의자로 헌법유린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일만 남았다"며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대통령은 약속한 바와 같이 특별검사의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함은 물론 특검 이전까지 검찰이 진행하는 수사에도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법무부장관에게도 쓴소리를 날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9일 4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서 50만명의 안전상황실에 들러 "시민들이 집회에 나서 시민들이 다치지 않도록 직원들에게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는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부정하고 있는데 법무장관은 어찌 이런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이냐"며 "앞으로 어떻게 국민에게 법치를 말하고 국민에게 법을 준수하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
"고 따졌다.
박 시장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추진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러한 엄중한 시기에 국민적 신뢰를 상실한 대통령과 그 지시를 받는 내각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라는 국가적 중대사안을 강행 처리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한일간 군사정보보호협정안은 지난 11월 14일 국방부가 양국간 실무협의를 마치고 가서명이 체결됐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국민적 합의도 없이 쫓기듯 오늘 국무회의에 상정된 것"
이라며 "더구나 사상 초유의 피의자 신분의 대통령이 주도하는 본 협정 체결은 분노하는 민심을 자극해 국민적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정부는 본 협정 체결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이날 국무위원들과 언쟁을 벌였다.
박 시장은 "대통령의 국정 농단에 여러분의 책임은 없는 겁니까? 국무위원 한 명이라도 대통령에게 제대로 직언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나라가 이지경이 되었겠습니까"라며 "이시국에 책임지는 국무위원이 한명도 없다는 것을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1960년 4.19 당시 경무대에서 허정 외무장관과 김정열 국방장관은 이승만 대통령에게 하야를 건의했고, 그 다음날 이승만 대통령은 하야했습니다. 국민에 대한 그런 책무감, 진정으로 대통령을 위한 그런 용기도 없었습니까"라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 여러분은 국민을 위한 봉사자입니다. 이제 누구의 편에 설 것인지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국민을 선택할 것인지 대통령을 선택할 것인지 결단하기 바랍니다"며 "황교안 국무총리, 국무위원 여러분께서도 책임을 지고 사퇴하십시오"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