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적 저항 확산 속에 12일 최대규모의 촛불집회를 하루 앞둔 11일에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전 9시30분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열어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한국체육대학 재학생들은 교내 천마상 앞에서 고영태를 비롯한 모교 선배들이 최순실 사태에 연루돼 부끄럽다며 우리 가슴에 당당한 태극기를 달고싶다고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최순실 라인의 문화체육부 지시로 피트니스트 정아름이 만들고 박 대통령이 따라한 늘품체조를 풍자한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서울대 졸업생 6000여명은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박근혜 정부의 퇴진을 촉구했다. 앞서 서울대 1985년 입학동문 500여명은 전국에서 최초로 입학 동문 단위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전국최초로 입학동문 시국선언을 이끌어낸 10.28 건대항쟁 계승사업회 소속 김태완 인천사랑병원장은 "10월29일 건대항쟁 30년 기념행사에 참가했던 동문 10여명이 광화문 1차 촛불집회 뒤 아이디어를 내 카톡방에서 지인들을 초대하면서 이야기가 확산되면서 참여가 줄을 이어 시작한 지 이틀만에 500명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이를 시작으로 11일에는 6000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서울대민동회장 겸 전국대학민주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이호윤 회장은 "참여 열기가 매우 높다. 예상을 넘은 참여 열기는 그만큼 현 시국상황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인식이 국정운영에 불만이 크다는 것이며 이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만이 정답이라는데 공감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한열 세대인 연세대 졸업생 1000여명도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6월항쟁 당시 경찰이 쏜 최루탄을 맞고 숨진 이한열 열사를 생각하는 1980년대 중반 학번 졸업생 1190명은 "열사들의 뜨거운 피와 눈물, 고귀한 희생 위에 이루진 민주주의를 박근혜 정권이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비판했다.

고려대에선 연극은 끝났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나붙었다. 대자보를 쓴 학생은 "비선실세 최순실에 의해 차려진 무대 위에서 각본대로 울고 웃던 박 대통령을 이제 우리 손으로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취업과 스펙전쟁에 내몰리며 사회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대학가에도 새로운 사회참여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시국선언과 시위가 개별대학에서 지역별 연대로 조직화되는 모습이다.

동국대·숙명여대 등으로 이뤄진 서울 중남부 대학연합은 이날 오후 5시께 명동성당에서 청계광장까지 행진했다.

서울 동북부권역 대학생들도 오후 4시께 경희대를 출발해 청량리까지 행진한뒤 오후 6시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대학생시국회의 주최로 열리는 대학생시국대회 전야제에 합류했다.

지난 3일 시국선언을 한 건국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6시 교내 학생회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자유발언을 하고 평화행진을 했다.

대학생겨레하나는 최근 "박 대통령이 외치는 가능하다"는 발언을 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집회를 오전 11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서 열고 "외치조차 맡길 수 없다"는 공개편지를 낭독했습니다.
국민대 교수 140여명은 "국가와 국민을 기만한 박 대통령은 헌법을 위반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 범죄 사실을 철저히 조사받아야 한다"며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변호사 2000여명도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 모여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