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조윤선 문화체육부장관이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지시도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TV조선이 보도했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은 비망록에서 예술계 좌파 책동에 투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김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에는 2014년 8월 8일. '홍성담 배제노력, 제제조치 강구'라는 김기춘 전 실장의 지시가 적혀있다. 사이비 예술가가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한다고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담 작가는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풍자해 전시관에서 전시가 금지돼 논란이 일었던 '세월오월'의 작가입니다.

김 전 실장은 10월 2일에는 문화예술계의 좌파 책동에 투쟁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반면 앞서 8월 14일엔 CJ그룹 '명량' 관련 고무라고 돼있다. 명량은 국제시장과 함께 보수적인 코드가 담겼다는 평가를 받은 영화다.

청와대가 이념 성향에 따라 예술인을 분류했다는 이른바 예술인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시점은 2014년 중반. 김 전 실장의 지시사항이 적힌 시기와 일치한다.

지난 2월 돌연 물러났던 박민권 문체부 1차관의 경질 이유도 해당 업무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문체부는 조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 재임 중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존재 자체를 부인하며 법적대응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문체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 내용이 공개되면서 예술인 블랙리스트가 존재했고 그 출발점이 청와대 아니냐는 의혹은 더 짙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