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제 식민지 침략국인 일본과 주요 군사기밀(정보)보호협정 체결에 속도를 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한일 양국은 9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2차 협의를 진행했다. 지난 1일 1차 실무협의에 이어 일주일만이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일본에 우리나라의 군사정보를 전부 공개하는 것으로 군사기밀을 모두 침략국에 내어주는 꼴이어서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 때 추진되다 신중론이 확산되면서 중단됐다. 하지만 정부는 협정 재추진 방침을 발표한 지 보름만에 서둘러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북핵 미사일 위협 확대에 따른 일본의 앞선 정보를 얻기 위한 필요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눈과 귀가 최순실 정국에 쏠린 틈을 타 속전속결로 협정을 체결하려는 것으로 해석돼 졸숙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평화운동 시민사회단체는 정부가 연내 협정 타결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평통사, 참여연대 등으로 구성된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은 9일 오후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일 MD구축과 일본 집단자위권 행사 뒷받침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북핵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는 정부 설명과 관련 "한일이 공유하게 될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정보’는 한국 방어에 필요한 정보가 아니다"며 "미일 MD작전에 필요한 '조기경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이 확보한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조기경보'를 일본에 제공, 일본의 자위대가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도록 하거나 한국군이 직접 미일을 겨냥한 북한 탄도미사일을 조기에 요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사드저지행동은 또 한일 군사정보보협정을 바탕으로 한미일 MD작전을 "일본이 행사하려는 집단 자위권의 대표적 사례"라고 비판했다.

특히 "사드 한국 배치와 함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강행하려는 미일의 의도는 한일 엠디 체계를 연동시키고, 이를 미국의 동북아 엠디 체계의 하위 체계로 결합시키는데 있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한국은 모든 북, 중 탄도미사일 정보를 일본에게 제공해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일본이 우리에게 제공할 군사 정보, 즉 북한 탄도미사일 정보는 우리 안보에 큰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조선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는데 지리적으로 한국보다 불리한 데다, 한반도의 종심이 짧아 남한으로 날아오는 조선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조기경보의 구실을 할 수 없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