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이메일 유출 사건에 대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재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대선을 11일 앞두고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에 착수하면서 미국 대선에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연합뉴스가 미국 현지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FBI는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1년여간 수사를 지난 8월 종결하고 "클린턴이 이메일을 극도로 부주의했다"면서도 불기소 의견으로 권고해 걸림돌이 해소된 것으로 보였다.

보도에 따르면 미 현지언론 언론은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폭탄선언'을 했다면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고전해온 대선 레이스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코미 국장은 이날 미 의회 감독위원회 지도부에 보낸 서신에서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사설 계정으로 주고받은 이메일 중에 추가로 기밀이 포함된 것이 있는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이메일 수사와 무관한 것으로 분류한 이메일 중에서 수사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메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수사팀으로부터 전날(27일)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FBI는 아직 해당 이메일이 심각한 것인지에 대해 평가하지 않고 있지만 비밀 정보가 포함돼있는지를 결정하기 위해 수사관들이 재검토하는 적절한 수사조치를 할 것"이라며 "추가 수사를 끝내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코비 국장은 지난 8월 불기소 권고 결정 당시 브리핑에서 "클린턴이 개인 이메일 서버로 주고받은 이메일 가운데 최소 110건이 1급 비밀을 포함한 기밀을 담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FBI는 클린턴이 고의로 법을 위반할 의도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해 법무부에 불기소를 권고했고, 법무부는 FBI 권고대로 클린턴을 기소하지 않았다.

이와관련 공화당은 클린턴에게 면죄부를 주었다는 비판과 재수사를 요구했다.
트럼프는 코미 국장의 결정으로 워싱턴 정치의 부패가 적나라하게 다시 확인됐다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재수사해 클린턴을 감옥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반전 계기 잡나? = 트럼프는 최근 3차 TV 토론에서 대선 불복종을 시사한 바 있다.  재수사 발표는 트럼프에게 더욱 힘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뉴햄프셔 맨체스터 유세에서 "클린턴의 부패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정도"라며 "우리는 클린턴이 범죄적 계략을 갖고 백악관에 들어가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는 "나는 FBI와 법무부가 그들이 했던 끔찍한 실수를 바로잡는 용기를 보여주려는 것을 대단히 존중한다"며 "이 실수는 중대한 정의의 실패였으며 이러한 실패를 바로잡으라는 게 모든 이들의 기대"라고 강조했다.

FBI가 대선을 불과 11일 앞두고 재수사에 착수하면서 대선 판도 변화를 예상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NN은 "놀라운 전개"라고 평가했다. CNN은 "대선 레이스를 강타한 놀라운 뉴스는 여론조사를 통해 트럼프가 전국적, 특히 주요 경합지에서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나왔다"며 "이제 클린턴이 수세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며 클린턴이 신뢰에 관한 의문에 다시 직면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선을 2주도 남겨두지 않고 나온 이런 폭발성 발표로 인해 여론조사 상 클린턴이 앞서온 대선 레이스가 재편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WP는 또 "의회에서는 이 발표가 선거의 잠재적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CNN등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에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고 당선가능성에서는 더욱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불복종 시사 발언 믿는게 있다 =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마지막 TV토론에서 대선 불복종 의사를 밝힌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트럼프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발표되는 주요언론 여론조사와는 별도로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란 것이다.

주요언론의 여론조사와 달리 밑바닥 정서는 클린턴에 대한 반감이 확산돼왔으며 클린턴에 호의적이지 않은 정서가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고 있다며 바닥 민심이 각종 주요 여론조사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선거분석 관계자는 "미국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바닥 정서는 월가와 유착되고 1% 부자들로부터 정치후원금 모금에 대해 바닥 정서는 부정적 기류가 적지 않다"며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불거진 이메일 재수사는 대선 전에 결과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대선 막판에 클린턴에 대한 신뢰에 적지않은 의문을 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