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회연락관이란 비아냥을 듣고 있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중진의원들에게 중진회의 소집을 통보했다가 거부당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비선실세 최순실에 연설문 사전 전달해 도움을 받았다고 시인한 직후다.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나도 대표 연설을 하면서 친구나 주위의 의견을 듣는다"며 대통령이 최순실씨에게 의견을 청취한 것이라는 심정적 지지를 보냈다.
이에 당내에서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는 요구가 나오기도했다.

이날 이 대표는 중진의원들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내 "최근 정치현안 관련 고견을 듣고자 중진의원 간담회를 개최하게 되었으니 참석해주길 바란다”며 오후 5시반 회의 소집을 통지했다.

그러나 회의는 오후 5시 15분 취소됐다.

이 대표는 회의 취소 직후 “전화로 참석자들을 확인했더니 다들 지역구에 계시고 참석이 어렵다는 분들도 있었다”며 “의원총회나 중진들 의견을 들으며 추후 논의 자리를 마련해보겠다”고 군색한 해명을 했다.

새누리당 내 비박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는 이정현 대표의 리더십이 붕괴됐다는 의견이 많다. 이날 중진회의 취소는 그 단적인 예라는 분석이다.

번번이 수평적 당청관계 보다 수직적 당청관계를 유지하며 박 대통령 방패역할을 더 자청했다는 게 비박계를 중심으로 공감되고 있다.

앞서 정세균 의장의 국무위원 해임안 직권상정에 항의해 사퇴 요구 단식을 할 때도 당내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특히 자신이 단식 중이면서 정세균 의장 사퇴 촉구 집회에서 국정감사 보이콧을 중단하고 복귀할 것을 요구했다가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