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1억 7천만원의 편의를 제공받은 혐의로 30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운데 저축은행 부실과 관련된 퇴출저지 로비와 관련 몸통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저축은행 부실은 금융감독당국의 모럴헤저드와 퇴직후 낙하산 감사, 전관예우 관행을 일삼아온 금융모피아에 그치지 않고 헌법상 기관인 감사원을 비롯해 청와대까지 연결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저축은행 로비의 정점으로 정진석 정무수석과 권재진 민정수석, 김황식 국무총리(전 감사원장)를 몸통 3인방으로 꼽고 있다.

김 총리는 국회 답변에서 "감사원장 시절 저축은행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문제를 감사했더니 오만군데서 청탁과 압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헌법상 독립기관인 감사기관 수장에게 감사원장에게 압력을 넣을 수 있는 곳이라면 청와대나 권력층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고 청탁을 한다면 로비스트를 통해 저축은행 관계자들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런 가운데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청탁대상이 된 것이다. 은씨 외에 다른 감사위원에게도 손을 뻗쳤을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박선숙 박영선 의원으로 저축은행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정진석, 권재진, 김황식 등 3명을 직접 실명거론했다.

정 수석은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를 맞았던 전력이 있고 권 수석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고문변호사인 박종록 변호사와 고향과 대학, 사법시험(연수원 19기) 동기다.

검찰은 일단 '돈은 받았지만 로비는 하지 않았다'며 댓가성을 부인한 은진수 전 감사위원과 김종창 금융감독원이 만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을 소환해 로비사실을 밝혀낸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은 저축은행 부실 국정감사 실시에 합의했다. 6월 임시국회에서 야당은 거명된 청와대 관련인사들의 관련 사실을 집중 규명하는데 총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게이트의 뇌관이 터질지는 김 총리의 말 한마디에 달려있다. 일단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저축은행 비리사건으로 인해 서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분노하고 있다"며 "정말 가슴이 아프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읍참마속의 심경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저축은행 비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히 다스리겠다는 당초의 약속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역시 성역없는 수사를 하겠다는 자세를 견지하며 저축으행 임원과 금융감독당국에 대해 수사의 고삐를 죄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 로비 의혹은 은진수 전 감사위원 한명만으로 꼬리자르기를 하려한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청와대는 몸통으로 거론된 정진석 수석과 권재진 수석은 꼬리자르기 얘기가 나오자마자 즉각 부인했다. 

검찰이 청와대로 수사의 칼끝을 향할 수 있을 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 총리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명명백백하게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혹을 낳은 만큼 결자해지해야 한다.

여야는 "누구에게서 어떤 내용의 청탁과 압력을 받았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 선택은 김 총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