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세월호 참사, 우병우, 최순실 권력형 비리, 일본군위안부 졸속 합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드배치,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 유전자조작 쌀 재배 시도 등에 대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하십시오. 그리고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나십시오"

천주교와 개신교계가 세월호참사와 백남기 농민 사망을 거론하며 박근혜 살인정권의 하야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블랙리스트 작성 파문에 권력을 사유화했다며 대통령은 탄핵대상이라고 밝힌 가운데 종교계가 움직이고 있다.

성직자와 신도들이 살인정권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본격 촉구하고 나섰다. 종교계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가톨릭 신부와 수녀, 평신도 1000여명이 지난 10일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시국미사회를 열고 종교계에선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참사, 최순실 우병우 권력형비리, 백남기농민사망등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십시오"라고 정중히 요구했다. <사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제공>

종교계에서는 처음으로 가톨릭 성직자와 신부와 수녀 평신도 등은 박근혜 대통령은 책임지고 사퇴하십시오라며 정중히 요구했다. 전국 15개 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모두 집결해 대규모 시국미사를 열고서다.

가톨릭은 지난해 11월16일 서울광장에서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이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와 '노동개악' 비판하는 시국미사 봉헌을 시작으로 11월 23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분향소가 있는 광화문광장에서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시국미사를 열고 있다.

박근혜 정권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면서 월요시국미사는 11월30일 '신종 쿠데타, 신유신 독재타파를 위한 천주교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천주교인들의 눈에 비친 박근혜의 모습이 반영된 것이다.

세월호 참사에 이어 박근혜 정권의 불통과 일방통행식 통치스타일은 백남기 농민의 사망으로 이어졌다.
숱한 생명을 앗아가면서도 박근혜는 측근 비리의혹에 대해서는 기를 쓰고 보호하고 있다.

농민에게 직사물대포를 쏴 숨지게 하고도 사과와 책임자처벌은 커녕 부검까지 하겠다고 나서면서 종교계의 인내심이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천주교는 지난 10일 급기야 박근혜 사퇴를 요구했다.
신부와 수녀, 평신도 1000여명은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시국미사를 열고 "국민을 죽이고 진실을 은폐하는 대통령은 물러남이 옳습니다”며 박근혜 정권에 대해 하야를 촉구했다.

1000여명의  넘는 천주교 신자들은 ‘광화문 시국미사 참여자 일동’ 이름으로 발표된 성명에서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세월호참사, 우병우, 최순실 권력형 비리, 일본군위안부 졸속 합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드 배치,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 유전자조작 쌀 재배시도 등에 대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천주교신자들의 눈에 비친 박근혜는 더이상 대통령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날 미사는 사제 150여 명이 공동집전했다. 강론 말고도 유경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과 정현찬 가톨릭농민회장이 제단에 올라 연대 발언을 하면서 미사는 추위 속에 2시간 동안 이어졌다.

김용태 신부(대전교구 정평위원장)는 강론에서 교회와 신자들이 정부나 권력자들과 싸우기 위해 “더 강해지려 해서는 안 된다”면서, 세상의 방식과는 다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김 신부는 “우리는 약해져야만 약한 이들을 끌어안을 수 있고, 작아져야만 작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며, 비워야만 가난한 이들을 채워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국미사는 군종교구를 뺀 한국 천주교 전체라 할 수 있는 15개 교구의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와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구현사제단, 한국가톨릭농민회,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가 참여했다.

천주교가 이처럼 대규모 시국미사를 집전한 것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뒤 지난해 12월 28일 ‘정부의 폭력을 고발하는 전국 동시다발 시국미사’ 이후 10개월만이다.

가톨릭농민회 정현찬 회장은 “정의가 다 무너졌다. 거짓이 판을 치고 있다”며 “국회에서 특검을 구성해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죽은 백 농민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다”며 “한 농민을 죽게 만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함에도 또다시 칼을 들고 시체를 탈취하려 한다”고 말했다.

◇개신교계 "백남기 농민에 손을 댄다면 기독교인들이 결코 용서치 않을 것, 참을 수 없는 종교인의 임계점 넘는 것"

개신교계도 고(故) 백남기 농민 추모와 정부의 진정한 사죄를 촉구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시국대책위 등 20여개 개신교 사회단체들도 13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이들은 ‘살인정권 규탄한다’ ‘특검을 즉각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현 정권을 규탄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장 김경호 목사는 "만약 백남기 농민의 몸에 강제적으로 손을 댄다면 기독교인들이 결코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모든 종교인들이 참을 수 없는 임계점을 넘는 일임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는 "사람을 죽이고도 사과하지 않는 자가 반성치 않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 같은 방법으로 국민들을 살인하겠다는 의지"라고 성토했다.

김 목사는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기지 못한다. 작은 빛이 밝혀지는 순간 어둠의 존재는 사라진다”면서 "하나님께서 심판의 벌을 내리실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