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세월호 참사로 꽃다운 나이에 참변을 당한 예은 양(안산 단원고 2학년)이 14일 20살 생일을 맞아 성년이 됐다.

예은 아빠 4.16세월호 대책위원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애잔한 편지를 남겼다.

유 위원장은 "우리 예은이가 아빠 딸로 와준 지 6941일이 되었어. 그리고... 예은이를 안아보지 못한 지 914일.... 세 번째 너 없는 네 생일을 맞는구나"라고 글을 시작했다.

유 위원장은 "아빠는 우리 예은이를 중환자실에 눕혀 놓고 어떻게 좀 해달라고 사정하고 또 사정 했었지. 그리고 몇일동안 병원 주변만 맴돌다가 겨우 용기를 내서 네가 누워있는 중환자실에 갔을 때...네가 먼저 아빠를 보고 엎드린 채 환하게 웃으며 "아빠, 이거 따뜻하지~~"하며 볼에 대고 있던 무언가를 아빠 손에 쥐어주었지"라고 했다.

그는 "아빠는 너무 기가 막혀서, 땀을 뻘뻘 흘리며 네 등을 맛사지 하던 의사에게 "우리 예은이 이제 산거예요?" 묻곤 주저앉아 펑펑 울었지"라고 했다.

유 위원장은 "겨우 통곡을 멈추고 너랑 막 얘기를 하려던 참에... 아빠는 잠에서 깨버렸어....어떻게든 다시 너와 얘기를 해보려고 해봤지만... 더 이상 잠을 잘 수가 없었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왜 그렇게 통곡만 했을까. 우는거 좀 참고 너와 얘기를 먼저 할걸... 또 후회했단다. 항상 후회만 하는 못난 아빠지? 그래도 예은아, 환한 웃음과 따뜻한 체온으로 찾아와줘서 고마워...우리, 그렇게 웃으며 따뜻하게 안아볼 날이 언젠간 꼭 오겠지? 그치?"라고 했다.

유 위원장은 "예은아. 스무살 생일 축하해"하며 글을 맺어 딸이 없는 세번째 생일 편지를 썼다.

예은이의 생일 소식을 본 시민들은 생일을 축하하는 문자를 보내는 등 잊지 않겠다는 다짐의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