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대권 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잇달아 제주를 방문했다. 대선 경선에서 겨뤄야 할 당내 경쟁자들의 발길이 빨라진 것이다. 항쟁의 섬이자 반도의 끝 제주에서 기선을 잡으려는 행보로 읽힌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11일 제주를 찾아 김우남 제주도당 위원장과 만나 "역대 선거를 보면 제주에서 승리해야 정권교체를 해낼 수 있기 때문에 제주는 특별한 전략지역"이라며 "제주에서부터 기선을 잡을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태풍피해 주민을 보듬는 민심행보를 했다. 문 전 대표는 태풍 차바로 큰 피해를 입은 것과 관련 "피해가 조속히 복구될 수 있도록 제주가 신속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예정된 재난지원금을 하루빨리 선지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전 대표는 12일 서귀포시관광협의회 간담회, 남원읍의 감귤원 태풍 피해 복구현장, 감귤복합가공공장을 방문한데 이어 당원들과 만남을 가졌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14일 제주를 찾아 주말까지 1박2일 일정으로 보낸다.
박 시장은 4.3 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4.3 항쟁 당시 억울하게 숨져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박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4.3 사건에 대한 일부의 혐오, 폄하 발언은 희생자에 대한 모독이며 중대한 인권침해로 용납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국감 위증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한 것과 관련 "불의한 세력과 사람들에게 받는 탄핵과 고발은 오히려 훈장이며 영광"이라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초청특별강연을 소화한 뒤 15일에는 구좌읍 태풍피해 농가를 방문하고 천주교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를 만날 예정이다.

두 사람의 제주행보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문 전 대표는 관광단체를 만나 경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이며 기존 당 조직과 당원을 대상으로 한 조직화 행보를 보인 반면 박원순 시장은 민주주의와 박근혜 정권에 돌아선 민심에 맞춘 대국민 메시지로 일반 국민을 직접 파고드는 모습을 보여 뚜렷한 대비를 이뤘다.

문 전 대표가 4.3 평화공원 방문을 생략한 반면 박 시장은 첫 일정으로 4.3 평화공원을 찾은 것이다.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야당내 대권주자의 발걸음이 경쟁양상으로 띠며 본격화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