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로) 사람 뼈가 부러진다는 건 보통 상상하기가 힘든 거예요. 그래서 사인을 규명하는데는 부검이 제일 중요하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국정감사장 발언이다. 국정감사 보이콧하다 복귀해 20대 국회 첫 등장에서 한 말이다.  김 의원의 주장은 물대포에 뼈가 부러지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사고 경위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한 발언이다.

백남기 농민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져 아스팔트에 넘어진 뒤 의식을 잃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4시간여의 수술을 받았다. 백씨는 넘어질 때 부닥친 충격에 두개골이 골절돼 뇌경막하출혈로 혼수상태로 의식을 한번도 회복하지 못한 채로 사경을 헤매다 317일만에 숨졌다.

진 백남기 농민에 대한 김진태 의원의 잔인무도한 발언이 비난을 사고 있다.

4일 열린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14층 국정감사장에서 진행된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백남기 농민의 시신에 대한 부검 필요성을 거론하며 부검영장을 두번째 청구끝에 받아낸 경찰을 지원사격했다. 김 의원은 유족들의 처신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유족이 반대하면 부검을 안할 건가"라며 신속한 부검을 요구했다.

이 지검장은 "법원에서 발부한 영장은 원칙적으로 강제처분"이라며 "유족들의 의사를 잘 반영해서 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재차 "반대를 하는데 뭘 무리없이 하겠다는 것이냐. 그렇게 하면 안된다"며 "공권력이 당사자와 협의를 다 하냐"고 부검 강제집행을 주장했다. 

이어 "조건부로 나왔다고 하지만 부검 시기, 장소를 유족과 다 협의하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반대가 있어도 당당히 해야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이에 이 지검장은 "본질이 강제수사인 것은 안다"고 답했다.

면책특권이 있다고는 하지만 김 의원의 발언은 갈수록 잔인함이 도를 넘었다. 그는 물대포가 직접적 사인이 될 가능성이 낮다며 부검을 촉구했다.

그는 "머리를 다쳤는데 안와골절도 있었다"며 "물대포 하나 갖고 어떻게 두 곳에 물대포를 맞고 바로 뼈가 부러지냐. 보통 상상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사인을 규명하는 데는 부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이 지검장은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김 의원은 백씨의 사인이 '병사'가 아닌 '외인사'라는 논란을 의식한 듯 "그 담당의사는 정부 당국과 작당해 한 게 아니다"고도 두둔했다.

그는 백민주화씨를 거론하며 "백씨의 딸 한 명은 그 날 발리에 있었는데 SNS에는 촛불을 들어주세요라고 썼다"거나 "주치의가 혈액투석 등 치료를 하자고 했는데 가족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안 해도 된다고 했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두개골이 골절됐고 뇌 CT사진도 공개됐다며 부검에 반대했다.

박 의원은 "사고 당시에 뇌 수술까지 받아서 뇌의 자세한 형태까지, 상황까지 파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또다시 부검이 필요합니까"라고 목청을 높였다.

박 의원은 "사고일 이후 1년 가까이 병원에 입원했다가 사망해 부검한 사례는 단 1건이고, 대법 판결에서도 부검 내용을 언급하지 않고 사망 진단서와 진료기록만 보고 판단했다"고 꼬집었다.

지난 2014년 강원도 원주에서 발생한 이른바 '도둑 뇌사' 사건이 유일한 부검 사례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 5월 도둑을 폭행해 뇌사 상태에 빠지게 한 집 주인에게 상해치사죄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했다.

절도범은 뇌사로 9개월간 입원했다가 폐렴으로 숨졌다. 판결문에는 "폐렴이 피고인이 가한 외상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절할 만한 독립적 사망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는 담당 의사의 진술이 담겼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검찰은 유족과 협의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지만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부검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강제처분의 일환으로 발부된 영장이라서 집행돼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서는 "수구 꼴통 김진태, 네가 한번 맞아봐라, 죽는지 사는 지 보게" "실험대상으로 김진태에 물대포로 갈겨보자"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