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의 미래를 선도한다는 찬사를 들은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신약개발에 성공해 지난해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수출한 항암 신약이 국내 임상시험 단계에서 부작용으로 2명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글로벌 제약사에 9조원 가량의 신약 기술을 수출했지만 이번 사태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성 표적 폐암 신약 ‘올무티닙’의 허가 후 임상시험 수행 과정에서 중증 피부 이상 반응을 일으켜 의약 전문가와 소비자 단체 등에 의약품 안전성 서한을 배포한다고 30일 밝혔다.

식약안전처는 최근 국내 임상시험에서 올무티닙을 투약한 731명 가운데 '독성 표피 괴사 용해'(TEN) 2건, '스티븐스존스증후군'(SJS) 1건 등 총 3명(0.4%)에게서 심한 급성 피부 점막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 발생했다.
주로 약물 투여 후 4~30일 이내에 증상이 발생했는데 이들 중 2명이 사망했다.

이에따라 식약처의 의약품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이는 정부 당국이 공식적으로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공지한 것으로 사실상 허가취소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올무티닙은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한 폐암 신약으로,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돌연변이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만 골라 억제하고, 투약 후 나타나는 내성 및 부작용을 극복해 국내에서는 '올리타'라는 이름으로 지난 7월 국내 시판이 허가됐다.

올무티닙은 국내 신약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혁신치료제로 지정됐다.
글로벌제약회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은 한미제품의 기술력을 인정해 기술을 사갔다.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에 지난해 7월 총 8500억원 규모에 기술수출 성과를 거뒀다.

보건당국도 기술을 높이 평가해 특혜를 제공했다.
식약처는 폐암 환자의 치료 기회 확대 차원에서 임상 2상만으로 판매를 허가했다. 통상 제품 출시는 임상 3상 후 이뤄지지만, 시판 후 임상 3상을 진행한다는 조건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올무티닙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 6월 글로벌 허가를 목표로 임상시험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29일 한미약품에 올무티닙 권리 반환을 통보했다.

이번 부작용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FDA가 올무티닙과 비슷한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에 대한 판매 허가를 내준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한국 제약산업의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한순간 곤두박질하게 됐다.

한미약품이 개발중인 다른 신약 기술 수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 외에도 스펙트럼·일라이릴리·사노피·얀센·자이랩 등과 6개 신약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한미약품은 이날 롤러코스트 장세를 보였다.
한미약품은 신약 수출 공시를 해 주가가 비상했다가 식약처 발표로 곤두박질해 전날 대비 18.28%나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