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배팅과 도박중독 위험이 큰 경마 운영업체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가 용산 화상경마장 개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가 계속되자 불법 카드깡과 여론조작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사회는 법인카드를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돈으로 화상경마장 찬성 여론을 위해 일당을 주고 사람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 것으로 밝혀져 공기업으로서 도덕성에 심각성을 드러냈다. 

마사회는 또 화상경마장의 입장료를 올리는 수법으로 10배나 폭리를 취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기업 마사회가 돈벌이를 위해 복마전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용산구민들은 용산화상경마장 폐쇄를 1426일째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28일 서울 용산구 화상경마장 설립반대 대책위원회와 국회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지난 2013년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개장을 추진하면서 법인카드로 이른바 카드깡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 후 불법 비자금을 조성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진선미 의원의 수사의뢰로 최근까지 수사를 진행했다.

마사회는 카드깡으로 조성한 비자금을 용산 화상경마장 개장집회 찬성 집회를 톻한 여론조작에 사용했다.
집회 참가자 식사비 대납과 참가자 1인당 일당 10만원씩 지급했다.

개장 반대를 하는 농성 구민을 폭행해 벌금형을 받은 이들의 벌금도 대납해 준 사실도 드러났다. 마사회는 또 용역업체를 동원해 미화원으로 위장 취업시킨 뒤 집회에 참석토록 하는가 하면 주민 명의로 찬성 현수막을 게시한 뒤 현수막 비용을 과다청구해 현금으로 돌려받는 수법도 사용했다.

마사회는 카드강 수법으로 2014년 7월부터 12월까지 1573만원을 찬성집회 동원에 사용했다.
마사회는 또 물품대금을 조작해 73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마사회 박기성 본부장 등 5명을 업무상 배임죄로 중앙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진 의원은 “마사회가 찬성 여론을 조장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불법을 저질렀다”며 “마사회 회장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깡은 카드를 거짓으로 사용한 것처럼 해 허위매출을 일으키고 매출액 만큼 돈으로 돌려받는 것으로 공금을 횡령하는 형태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용산구민은 물론 시민단체에서도 용산화상경마장을 폐쇄조치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용산 주민에게 무분별한 고소·고발 등 이미 많은 문제 발생했다. 더 이상 주민 괴롭히지 말고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을 즉시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마사회의 불법 행위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입장료 불법 인상, 키즈카페 설치, 용산 주민들을 향한 무분별한 고소·고발 등 많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도박의 폐해를 최소화하고 점진적으로 도박 규모를 축소하려는 뜻에서 경마도박 독점권을 부여 받은 공기업 마사회는 이런 책무를 망각하고 마치 조폭 조직이나 할 법한 일들을 자행했다"고 공기업으로서 하지말아야 할 부당성을 강조했다.

서형수 변호사는 "마사회가 1246일째 도박장 추방 운동을 이어가는 용산 주민들을 더 이상 괴롭히지 않는 방법은 용산에서 화상경마도박장을 폐쇄하는 것 뿐"이라며 "마사회와 감독 책임이 있는 정부, 그리고 국회는 마사회가 용산에서 추방될 수 있도록 관련 조치를 조속히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