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이 최대주주로 있는 코스닥 상장사인 로봇 제조기업 디에스티(DST)로봇이 인수합병 (M&A) 분쟁후유증 속에 '이사회 결의' 효력을 놓고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중국 측이 DST로봇을 인수합병(M&A)한 이후 공동대표로 한 축을 형성했던 한국 측 CEO를 중국 측이 이사회를 열어 해임을 추진하면서 한중(韓中) 국가간 경영분쟁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추석을 맞아 기쁜 소식은 커녕 법적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면서 회사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게 됐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기술과 중국의 자본이 시너지를 내지 못한 채 인수합병 후 공동경영 체제를 중국 측이 깨뜨리면서 상호신뢰가 무너져 결국 법정 소송으로 가기에 이르렀다.

자본시장이 개방된 이후 나타난 중국의 한국진출이 순기능을 잃은 채 한국기업 사냥이란 결과로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미진해 한국의 알짜기업이 무방비로 기업사냥에 노출되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DST로봇 사태가 제2의 쌍용차 케이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 사태는 중국측이 기업을 인수한 뒤 쌍용차의 우수한 기술만 빼내간 뒤 되팔아 먹튀 논란을 빚은 것을 말한다.

국내 로봇산업의 선구자격인 1세대 토종 로봇제조기업이 동부그룹애서 중국계 자본에 매각되면서 1대 주주인 중국측 투자자와 한국 측 주주간에 M&A 분쟁으로 번지고 투자는 하지않고 국내서 사채 발행으로 자금조달에 치중하면서 기술만 빼가는 먹튀 논란으로 번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18일 디에스티 주주 등에 따르면 디에스티로봇의 주주 1인은 지난 13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2016년 8월과 9월에 소집된 이사회에 대해서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1인 주주는 소장에서 "지난 8,9월 개최된 이사회 당시 한국측 각자대표이사이던 강석희 대표이사를 해임한 것과 200억원 규모의 사모전환사채 발행 및 150억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한 이사회가 모두 무효"라고 주장했다.

무효의 근거로 디에스티로봇의 이사 4인중 1인인 중국인 사외이사 리밍은 상법 제542조의8 제2항 제4호에 의거 소정의 특수관계인으로 애초에 회사의 사외이사가 될 수 없다며 특히 9월에 소집된 이사회는 소집통보서의 날짜와 다른 날짜에 이사회를 열고 이를 강석희대표에게 통보하지도 않아서 상법과 정관도 위반했다는 점을 들었다.

디에스티 로봇의 인수합병(M&A) 갈등은 이미 시장에 알려진 것처럼 최대주주인 중국자본인 베이징 링크선 테크놀러지(BLT)이 지난 1일 지분 28.13%(267만여주)중 20.01%(190만주)를 대덕뉴비즈1호조합 등 3인에게 약 117억원에 팔기로 계약하면서 중국자본과 한국측 경영진간의 갈등이 발생했다.

한국 로봇 사업의 1세대라 할 수 있는 강 이사는 "BLT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약속했던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해외로 수출한 판매대금 약 61억원도 아직 결제하지 않는 등 주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왔다"고 주장했다.

각종 공시 자료와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디에스티로봇은 본래 한국 기업으로 시작해 동부그룹에 매각 편입됐다가 동부그룹 사태로 중국에 매각된 이후현재까지의 과정을 보면 한국측 강 전 대표의 주장대로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후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한국측은 강석희 , 중국 측은 천징이 맡아 임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8월 25일 이사회를 열고 강석희 한국측 대표를 해임 결의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측 대표는 중국은 당초 회사 인수 당시 약속한 투자는 진행하지 않은 채 회사 경영권만 찬탈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천징 단독대표 체제에서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 추진하고 있다.

디에스티는 9월7일 이사회에서 전환사채(CB) 2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강 전 대표 측은 중국 측이 투자는 하지 않고 먹튀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천 대표 단독 대표로 된 바로 다음날인 8월 26일 3회차 사모전환사채 200억원 발행(만기 2019년 8월31일)을 공시했다.

자금조달 목적은 전액 운영자금이다.

이 과정에서 천 대표는 3회차 사모전환사채 모집 결의와 관련 8월29일과 31일 이자지급 방법에 대해 단순오기 및 납일일변경에 따라 29일과 9월 두차례 정정 공시했다.

천 대표는 또 9월7일에도 4회차 사모전환사채 200억원(2019년 10월25일 만기) 발행하기로 공시했다. 50억은 운전자금, 150억은 기타자금으로 자금조달 목적이 돼있다.

두차례 발행키로 한 전환사채 모두 시설투자 자금은 하나도 없다.

강 대표는 이어 "더욱이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 정보를 통해 부당한 단기거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의심받아 조사를 받는 등 회사의 대외적인 이미지마저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BLT가 지분을 넘긴 대덕뉴비즈조합 등 3인의 실체도 아직 알려지지 않아 이들이 어떤 자금을 조달해 회사를 인수하는 지도 의문이다. 강 대표 측은 "이들의 경영 능력, 사업의지, 사채 등이 아닌 우량 자금 여부 등이 확인될 때 까지 적극적으로 반대할 것이며 이를 위해 이미 소송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관련자료를 취합해 감독 당국에 고발 조치도 한다는 계획이다.

2014년 145억 당기순손실을 냈던 디에스티로봇은 2015년 당기순이익 12억80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며 올 상반기엔 4억여원 순이익을 냈다.

한편, 강 대표는 증권거래소 공시팀에도 강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증권거래소 공시팀에 전화를 걸어 '지난 7일 이사회에서 의결된 사안은 회사의 정관과 상법을 고의로 위반한 것이고, 이는 중대한 부실 공시 및 허위공시에 해당한다"고 전하고 관련 자료를 모두 증거로 제출하였는데도 불구하고, 공시팀은 '공시팀은 절차를 확인할 의무가 없다"며 "조회공시 요청을 수 차례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코스닥시장본부는 디에스티로봇에 대해 대표이사 해임, 전환사채와 신주발행 관련 이사회결의 무효 확인의 소 제기설 등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를 13일 했다.

이와관련 디에스티로봇은 19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대표이사 해임, 전환사채 및 신주발행 관련 이사회결의 무효 확인에 대한 피소설을 확인 진행중에 있으나, 법원 및 원고로부터 송달받은 내역은 없다"고 공시했다.

디에스티로봇 측은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재무관련 부서 관계자는 "공시를 통해 발표한 것 외에 다른 것은 밝힐 수 없다"며 "팩트 확인에 대해서도 언급할 입장이 못된다"고 밝혔다.